LG생건 "'펌핑', 자사가 제품 출원하며 명칭 고안한 것"
애경 "'펌핑', 고유 명사 아닌 일발 명사…소유 주장하기 어려워"
LG생건 '펌핑 치약'은 현재 상표권 등록 전 심의 중

LG생활건강의 '페리오 펌핑 치약'(좌)과 애경산업의 '2080 펌핑 치약'(우)

최근 LG생활건강(LG생건)은 애경산업이 상표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제품명 '펌핑 치약'을 놓고 애경산업과 법정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LG생건은 지난 10월 애경산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부정경쟁행위금지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애경의 '2080 펌핑치약' 제품명에서 '펌핑'이라는 표장(標章)을 사용하지 말 것을 청구했다.

이와 관련해 애경산업은 '펌핑'이라는 용어는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명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은 2013년 7월 페리오를 시작으로 3개 브랜드에서 6가지 종류의 펌핑치약을 시장에 출시했다. 애경산업은 LG생활건강보다 늦은 지난 7월 '2080 펌핑치약'을 시장에 내놨다.

이 소송 건은 언뜻보면 애경산업 측이 제품명을 따라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특허청 키프리스에 따르면 LG생건은 지난 2016년 6월 '페리오 펌핑'이라는 상표를 출원하고, 그 다음해 3월 상표권등록 확정을 받았다. 등록 확정을 받은 것은 '펌핑치약'이 아닌 '페리오 펌핑'이었다. 

이후 애경산업이 지난 7월 '2080 펌핑치약'을 출시하고 난 뒤인 8월, LG생건은 '페리오 펌핑 치약'이라는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다. 이 고안은 아직 특허청의 심의를 받고 있을  뿐 등록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있어 보인다.

LG생건 관계자는 해당 '펌핑 치약'으로는 현재 상표권이 등록되지 않은 상황인 것을 인정하면서도 "'PUMPING'이라는 표현은 Broken English, 즉 속칭 콩글리쉬에 해당하고 보통 디스펜서(Dispenser)라는 표현을 쓰지만 LG생건 측에서 제품을 출시하며 해당 명칭을 고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판부에서 잘 판단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애경산업 측에도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전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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