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측 "서 회장의 투박하고 진솔한 성격에서 비롯된 소통의 차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코스피 시가총액(27조) 3위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 최근 기내에서 승무원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보도 돼 비난이 일고 있다.

JTBC 뉴스룸은 최근 '대한항공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20일 이 내용을 보도하며 서 회장이 승무원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 회장이 지난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인천으로 오는 대한항공 여객기 일등석에 탑승한 뒤 이코노미석에 탄 직원들을 일등석 전용 바(bar)로 불렀지만, 여객기 사무장이 이코노미석 승객은 바에 들어갈 수 없다고 제지하자 막말을 하고 보복성 갑질을 했다.

JTBC는 서 회장이 승무원에게 반말과 비속어를 사용했으며 여승무원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또 서 회장이 라면을 주문하고 일부러 3차례나 다시 끓이도록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비행이 끝난 뒤 사무장이 대한항공에 보고한 서 회장의 행적과 관련한 내용에는 “이게 왕복 얼마짜린 줄 알아? 왕복 1500만 원짜리야. 니들이 그만큼 값어치를 했는지 생각해봐”, “젊고 예쁜 애들도 없고 다들 경력이 있어 보이는데 고작 이런 식으로 이런 걸 문제화해서 말하는 거야”, “너는 니 일을 잘한 거고 나는 이런 규정이 있는 비행기는 안 타면 그만이다. 두고 봐. 연 매출 60억원을 날리는 거야”

서 회장은 50여분간 이어진 항의에서 승무원들에게 시종일관 반말로 하대하며 ‘야’ ‘니(너)’ ‘이XX’와 같은 표현을 썼다고 한다. 

또 내부 문건은 서 회장의 불만 표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문건에는 ‘(서 회장이) 라면을 주문했으며 악의적으로 3번 다시 끓이도록 함’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서 회장이 “어때? 니들 내가 다시 라면 3바퀴 돌려봐?”라고도 했다고 적혀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 회장의 이런 행동은 다른 승무원을 통해서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서 회장의 이같은 행적이 보도되자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셀트리온 측은 "서 회장은 평소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스탠딩 미팅 등을 진행한다"며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대화가 오가기도 했으나 보도된 승무원 리포트 내용과 다르게 폭언이나 막말, 비속어 사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서 회장이 고의로 라면을 수 차례 주문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 "서 회장은 저녁 식사 대용으로 라면을 한 차례 주문한 뒤 취식 시 덜 익었음을 표현했고, 주변에서 이를 들은 승무원이 먼저 제안해 한 차례 다시 라면을 제공받아 재주문 요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측은 "서 회장이 승무원 외모 비하 발언 등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보도 내용 역시 본인이나 동승했던 직원들 확인 결과 사실무근"이라며 "서 회장은 항공사의 규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사려깊지 못한 부분에 있어 철저히 지켜질 수 있도록 하고 조심스러운 언행을 실천하도록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 회장의 투박하고 진솔한 성격에서 비롯된 소통의 차이라고 이해를 부탁드린다"면서 "예기치 못한 불편함을 느끼셨거나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한 분 한 분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서 회장 갑질 논란의 여파로 셀트리온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오전 9시 28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이 전일 대비 6000원(-2.64%) 내린 22만1500원에 거래 중이다. 셀트리온제약(-3.06%)과 셀트리온헬스케어(-2.71%)도 동반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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