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 근교의 한 중고일관교가 역사 교재라며 교실 벽에 욱일기(전범기)를 붙여 놨다가 한국 학생들의 항의에 철거했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한국 학생들이 “일본의 전쟁범죄를 상기시키는 전범기를 교실 벽에 붙여 놓은 것은 매우 불쾌하다”며 철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서명을 주도한 한국 학생은 전범기를 교재로 사용하는 역사 수업을 듣지는 않지만, 해당 교실에 전범기가 걸려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친구들과 함께 서명에 나서게 됐다.

이 학생은 청원글에서 “많은 사람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반인륜적인 범죄로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일본 제국주의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는 같은 기준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파시즘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많은 국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며 “일본은 이런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기보다 자신들의 제국주의를 자랑스러운 역사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잔인한 과거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교실에 걸어 놓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지난 주말부터 지난 19일까지 약 1만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현지 교육위원회는 교실 벽에 붙어있던 전범기를 철거했다.

교육위원회는 “욱일기는 20세기 역사를 배우기 위한 교재로 붙였던 것”이라며 “그 영향력이나 의미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욱일기는 일본군이 사용하던 전범기로 침략전쟁과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한편, 일본 해상자위대 자위함이 지난달 전범기를 달고 제주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려다 우리 측의 이의 제기로 불참한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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