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관련 업체 운영했던 인사가 맡은 공사 수장직 적절성 지적 나와
친형인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 8년 2개월의 도피생활 주도하기도

최규성(68)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최규성(68)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3선 국회위원을 지냈던 최규성(68)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지난 2월 공사 사장에 취임하기 직전 태양광발전 관련 사업체 대표로 일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사장은 2004~2016년 김제·완주에서 3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을 지냈다.

그는 농어촌공사 수장에 취임하기 4개월 전까지 태양광사업체 대표로 재직했고, 현재 이 업체는 아들과 측근들이 이 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총선에서 실패하자 5월10월 전기설비업체 ㅂ사를 세워 대표이사로 등재, 농어촌공사 사장 임명 4개월 전인 2017년 10월19일 이 회사 대표를 그만뒀다. 

최 사장의 친아들 최모(38)씨는 아버지가 대표를 사임한 날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이 업체 대표이사는 최 사장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였던 정모(69)씨가 맡고 있다. 전직 보좌관 윤모(40)씨 등 최 사장 측근 4명도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이 업체는 최 사장이 회사를 사임한 날 '○○○주식회사'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태양광 관련 업체를 운영하던 최 사장이 전국 저수지에 7조5000억원 규모의 수상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 사업을 추진하는 농어촌공사 수장을 맡는 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 사장이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나흘 뒤인 10월23일 이 회사는 등기사항 ‘목적’에 △태양력 발전업 △전기발전업 △송전 및 배전업 △전기판매업 △관련 부대사업 등 태양광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이 업체의 애초 사업 목적은 ▶전력 및 통신기기류 판매업 ▶전기 및 건설 공사 수주 대행업 ▶전력 및 통신기기류 대리점업 ▶기계, 공구류 등 무역업 ▶ 건설시행업 등이었다. 그런데 최 사장이 대표에서 물러난 지 사흘 만인 지난해 10월 23일 ▶태양력 발전업 ▶전기 발전업 ▶송전 및 배전업 ▶전기 판매업 등이 추가됐다. 업체 주식도 설립 초기 1만 주(자본금 5000만원)에서 지난해 12월 6만 주(3억원)로 6배 늘어났다.   

최규성 사장이 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취임하기 4개월 전까지 대표로 있었던 법인의 등기부등본
최규성 사장이 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취임하기 4개월 전까지 대표로 있었던 법인의 등기부등본

태양광 관련 업체 대표를 지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한국농어촌공사 최 사장은 더욱이 최근 친형인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이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확장 사업을 도와주고 3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0년 9월 12일부터 지난 6일 인천의 한 죽집에서 붙잡힐 때까지 8년 2개월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이 기간동안 최 사장은 만성 질환이 있는 최 전 교육감을 자신의 명의로 병원 진료를 받게 하고 약도 처방받게 해줬다. 또 도피 기간에 최 전 교육감은 제3자 명의의 휴대전화와 체크카드를 쓰며 여유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명을 썼던 최 전 교육감은 수억원대 차명 아파트(24평)에 살며 테니스·골프도 즐겼다. 

최 사장이 농어촌공사 사장 취임 이후 7조원대까지 수상태양광발전 시설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22일 "이 회사의 태양광 관련 실적은 전혀 없으며 농어촌공사와 거래도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 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회의원 생활을 마치고 가족과 보좌진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2016년 5월 전기절약기기 판매와 LED 등 렌털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했다"며 "공직에 부임할 기회가 있어 2017년 10월 대표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6년 5월부터 2018년 11월 현재까지 매출액이 3천만원에 불과한 작은 회사"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이후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 회사를 이어받았으며 농촌 지역 축사 지붕 태양광 설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위해 태양광 발전업 등을 시도했으나 태양광 관련 실적은 전혀 없고 농어촌공사와도 거래가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공사에서 추진하는 수상 태양광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이 필요한데 이 회사는 그동안 태양광 관련 사업실적이 전무하고 설치 분야도 소규모 육상시설이기 때문에 공사 사업에 참여할 수도 없고 참여한 바도 없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농어촌공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모든 사업 발주는 국가계약법을 적용해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따라서 사장이라 할지라도 특정업체를 선정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고 할 의사도 없다"고 말했다.

전국의 수천개의 저수지에 설치돼 있는 태양광발전 시설
전국의 수천개의 저수지에 설치돼 있는 태양광발전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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