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부인 고문료 월 1000만원에 법인차량·법인카드…이사·감사 처우와 맞먹는 수준
회장 부인은 과하게 챙기는 남양유업, 대리점 수수료는 은밀히 '후려쳐?'논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아내 이운경씨가 월 1000여만원의 과한 고문료를 받으면서 남양유업으로부터 법인카드와 법인차량까지 지원받고 있어 이운경씨의 처우를 놓고 회장 부인이 지나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족은 챙기는 와중에 대리점주에 지급하는 수수료율을 대리점주도 모르게 후려쳐 삭감했다는 의혹도 나와 ‘2013년 물량 밀어내기’ 갑질에 이어 ‘수수료율 후려치기’ 갑질에도 공분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이코노믹 보도에 따르면 홍 회장의 아내 이운경씨는 현재 남양유업 외식사업부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월 1000여만원의 고문료를 받고 있다. 통상 고문직은 명예직이거나 수당제가 적용돼 급여가 많지 않은 것이 보통이지만 법인차량에 법인카드까지 더해지면 이는 이사·감사의 처우와 맞먹는 수준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남양유업 이사·감사의 평균 연봉은 2억2525만원으로 이는 월 1800여만원 정도다. 월 1000만원 고문료에 법인차량과 법인카드까지 지급해 회장의 부인인 이씨에게 과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게다가 최근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도 이씨가 과도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블라인드’ 게시판에 남양유업 내부인사로 보이는 글쓴이가 남양유업이 홍원식 회장 부인에게 제공하는 처우를 폭로했다. 게시글에서는 남양유업 오너가에 대해 "부인 월급까지 챙겨주는 곳이 남양이다. 월급은 꼴랑 천만원밖에 못받는다"며 "물론 월급 외로 아우디랑 법인카드랑 수행기사는 붙혀주기는 한다"고 주장하며 홍 회장과 그의 부인을 대놓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그는 "남편의 급여가 적어 부인까지 챙겨주고, 그 부인이 고생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이 게시글에는 또다른 남양유업 내부인사로 보이는 글쓴이가 "회장님 어머니 또한 월급을 챙겨준다"는 댓글을 달았다.

한편 가족은 과하게 챙기는 홍 회장의 남양유업은 대리점주가 가져가는 수수료를 대리점주도 모르는 사이 후려쳐 삭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주간경향 보도에 의하면 남양유업은 대리점의 실제 수익과 연결되는 수수료율을 대리점 몰래 일방적으로 삭감했다. 남양유업은 2013년 이른바 ‘물량 밀어내기 갑질 사태’에 “상생하겠다”며 수수료율을 12.5%에서 15%로 올렸다. 대리점이 100원의 물건을 팔면 15원은 대리점이 가져가는 식이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불매운동 등으로 경영이 악화됐다는 이유를 들며 2015년 연말쯤 수수료율을 다시 슬그머니 13%로 낮추기로 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6년 1월에는 일괄적으로 수수료율을 하향 조정했다. 대부분의 대리점들은 수수료 삭감 사실조차 몰랐다는 전언이다. 서울지역 대리점주는 언론에 “남양 직원도, 대리점협의회도 해당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남양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수수료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 아니라 대리점과 사전 협의하고 공지한 사안이며 어떤 불공정행위도 없었다”며 "불만을 가진 대리점은 일부"라고 해명했지만 남양유업 전국대리점협의회의 얘기는 남양유업 측의 주장과는 아예 그 결이 달랐다.

남양유업 전국대리점협의회 관계자는 “나를 포함해 다른 대리점주, 대리점협의회에서 수수료율과 관련한 어떠한 확인서도 쓰거나 제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대리점주들은 남양유업에 수수료율 원상복귀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냈다. 공정위도 불공정행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올 7월부터 직권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남양 측은 ‘갑질’도 모자라 ‘꼼수’로 응대한 것으로 보인다.

주간경향은 ‘문제가 생기면 대리점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탄원서를 입수해 남양측이 대리점을 상대로 자신들을 옹호해줄 탄원서 작성을 강압적으로 요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탄원서 서명은 대리점협의회 관계자들이 일반 대리점주에게 서명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서명을 거부한 대리점들은 남양 직원이 직접 나서서 서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리점협의회 관계자는 “당시 서명을 받으러 다니던 남양 직원이 ‘서명 안하면 물건을 빼려고 갔더니 순순히 서명하더라’고 얘기하는 걸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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