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감소했다 올해 다시 증가
신한금융그룹 등 금융권 눈에 띄어…‘실적부진’ 현대차 계열사도 급증

국내 대기업 로고(사진-연합뉴스)
국내 대기업 로고(사진-연합뉴스)

국내 대기업들의 기부금이 올해 3분기까지 1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 등으로 인해 기부금이 크게 줄기도 했지만, 올해에는 신한금융그룹 등 금융권의 기부금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음에도 규모가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났다.

2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기부금 내역을 공시하는 23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까지 이들 기업의 기부금 총액은 1조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124억원보다 899억원(9.9%)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2016년 1~3분기(1조1299억원)에는 다소 못 미쳤다.

기업별 기부금 액수를 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7.2% 늘어난 1829억원을 내면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6년에는 1∼3분기 기부금이 2830억원에 달했으나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홍역을 치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705억원에 그친 바 있다.

국민은행이 작년보다 162.7%나 늘어난 560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현대자동차(448억원), SK텔레콤(406억원), KT(388억원), SK하이닉스(337억원), 신한은행(326억원), 우리은행 (282억원), 강원랜드(237억원), 하나은행(227억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신한은행과 신한카드(204억원·14위)가 작년보다 각각 357.7%와 314.1% 늘어나면서 증가율 1·2위를 차지했고, KB국민카드(298.3%·15위)와 국민은행(162.7%), 하나은행(142.7%) 등 금융기업들의 기부금 확대가 두드러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부금을 작년보다 각각 51.9%와 64.1% 증액했으며, 현대모비스는 156.9%나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들어 기부금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호텔롯데로, 작년 263억원에서 올해는 30억원에 그쳤다. SK텔레콤(173억원)과 LG화학(124억원)도 비교적 큰 폭으로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글로벌 반도체 슈퍼호황을 누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IT·전기전자가 총 224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과 자동차·부품이 각각 1915억원과 97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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