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과도한 상표권 수익·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등 관련 이슈 많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 관계인 한국타이어의 세무조사가 조세범칙조사로 번지고 있다. 통상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명백한 혐의점을 잡았을 때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는 만큼 검찰 고발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세무당국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7월 10일 한국타이어에 대해 실시한 특별세무조사의 기간을 연장하고 조세범칙조사로 전환, 한국타이어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조세범칙조사는 일반세무조사 및 특별세무조사와 달리 피조사기관의 명백한 세금탈루 혐의가 드러났을 경우 실시하는 세무조사로 ▲이중장부, ▲서류의 위조·변조, ▲허위계약 등 부정한 방법에 의하여 조세를 포탈한 자에게 조세범처벌법을 적용, 벌금을 부과하거나 검찰에 고발할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편 이번 특별세무조사를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른바 '기업들의 저승사자'로 불리며 특별한 탈세 혐의점을 포착했을 때 조사관을 파견해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한다.

앞서 지난 7월 국세청 조사4국은 서울 역삼동 소재 한국타이어 본사와 대전 한국타이어 공장 등에 조사요원을 파견해 회계장부 및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며 한국타이어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총수 일가의 계열사 지분과 일감 몰아주기, 상표권 사용료 문제,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와 연관성 등이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한국타이어 총수 일가 남매가 전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한국타이어 계열사 신양관광개발이 가장 눈에 띈다. 신양관광개발은 한국타이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각각 44.12%, 32.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두 딸 희경(17.35%), 희원(5.88%)씨도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다.

신양관광개발은 주로 건물 시설 관리나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있지만 매출의 100%를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등과의 내부 거래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오너일가의 사익 편취 의혹을 조사4국이 자세히 조사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 던 바 있다.

아울러 한국타이어의 높은 상표권 사용료 문제도 부각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대기업들이 상표권 사용료로 벌어들이는 소득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해 왔다. 일반적으로 그룹 내 계열사들이 공정거래법 및 법인세법상 상표권자인 대기업 지주회사에게 전체 매출에 15%에 달하는 금액을 상표권 사용료로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경우에는 지난해 연간 상표권 사용료로 수취한 금액만 487억원으로 이는 전체 매출의 53%에 달한다.

한편 조양래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 관계다. 조현범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딸인 수연씨와 지난 2001년 결혼했다.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의 원인으로 뇌물 수수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언론에 "세무조사와 관련해 연장 여부 및 조세범칙조사 전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으나 현재 국세청 조사가 진행 중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