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불공정·갑질피해 증언대회'서 폭로 쏟아져
"LG전자 갑질에 공장 문 닫게 생겼다" 성토

LG전자가 자사의 상황에 따라 협력업체에 설비 증설을 요구했으며 일방적으로 단가를 ‘후려치고’ 계약을 해지하는 등 하도급 '갑질'로 인해 수억원의 재산피해를 보고 현재는 폐업 직전이라는 주장이 나와 비난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협력업체인 모바일솔루션, 이영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와 추혜선 의원(비례대표)이 공동 주최한 '제3차 불공정·갑질피해 증언대회'를 통해 이 같이 고발했다.

모바일솔루션은 LG전자와 하도급 계약을 한 업체로 한때는 '우수협력업체'로 선정돼 LG전자의 표창까지 받은 바 있으며 15년간 LG전자와 협력관계를 맺어 왔다. 모바일솔루션은 ▲스마트폰 완제품 외주 제작 ▲스마트폰 메인보드 수리 ▲폐 스마트폰 정리 및 양호 부품 수거 ▲스마트폰 전산화 작업 업무를 수행한다.

갑질 복마전(伏魔殿)

이 대표에 따르면 LG전자의 ‘갑질’은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 2016년 3월 세계적으로 'G4' 스마트폰 메인보드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LG전자가 갑자기 '수리 인원 및 공장을 늘리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기존 20명이 근무하는 200평 규모의 공장을 72명, 400평으로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015년 4월 출시한 G4 스마트폰이 작동 중 갑자기 멈춰 재부팅을 하면 부팅 로고 상태에서 정지하거나 부팅 진행 중 리셋이 되는 일명 '무한 부팅' 현상이 발생하면서 유럽·미국 등 해외로부터 메인보드 교체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렇듯 이 대표는 LG전자 측의 요구를 들어줬지만 LG전자에서는 불연 듯 ‘고통을 함께 분담하자’며 하도급 대급을 절반으로 삭감했다.

이 대표는 "2016년 5월 메인보드 교체 납품비로 2600여만원을 책정한 뒤 갑자기 '폐팀(LG전자 MC사업부측)의 손실(6억여원)을 감안해 고통 분담 차원에서 50대 50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며 일방적으로 금액을 50% 삭감해 1300여만원만 지급했다"고 밝혔다.

LG전자에서는 불연 듯 ‘고통을 함께 분담하자’며 하도급 대급을 절반으로 삭감했다.(자료-추혜선 의원실 및 모바일솔루션)

또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LG전자 측에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은 채 휴대전화의 메인보드 교체 분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에는 메인보드 부품 교체 분 6198대분에 대해 480원씩 계산해 지급했을 뿐 나머지 6만7592만대에 대해서는 전혀 정산이 안 됐다"고 하소연했다.이어 "LG전자 담당자에게 수차례 '480원은 어떤 근거에서 산출됐고 6만7592만대는 왜 비용을 지급하지 않느냐'고 따졌지만 '기존 단가에 다 포함돼 있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원사업자(LG전자)의 이러한 행위는 수급사업자별로 임가공 품목의 종류·물량·거래금액·작업난이도 등 외주가공비 단가를 결정하는 원가구조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산출 근거 없이 일률적으로 단가를 인하했으므로 하도급법에 위반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대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초 일방적으로 납품 단가를 ‘후려쳤다’. 이 대표는 "올해 초 LG전자에서 일방적으로 폐기 메인 보드 분리 및 부품 수거 단가를 기존 시장 단가(300원) 보다 75% 정도 인하한 75원으로 산정했다"며 "60만대의 메인보드를 교체했으니 산술적으로 따져도 1억35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LG전자는 하도급 단가를 기존 시장 단가인 300원 보다 75% 정도 인하한 75원으로 일방적으로 재산정했다(자료-추혜선 의원실 및 모바일솔루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4조에 따르면 원사업자는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할 경우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한 하도급대금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을 내야한다.

‘갑질’의 완성…갑자기 계약해지?

이 대표에 따르면 모바일솔루션은 LG전자 측의 공장 증설 요구 등을 모두 들어줬지만 이 대표에게 날아든 것은 하도급 계약 해지 이메일이었다.

지난 5월 LG전자는 정식 공문도 아닌 대리급 사원의 이메일로 정확한 계약 해지 사유 조차 밝히지 않은 채 이 대표에 해지 통보를 해왔다. 모바일솔루션이 지난해 LG전자로부터 우수협력업체로 선정돼 '매월 2만대 이상의 물량을 제공 하겠다'는 협약서까지 받아 놓은 만큼 해지 통보를 받은 이 대표의 충격은 매우 컸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 '2만대 물량 확보' 협약서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그 다음달부터 1만5천대, 1만대, 8천대로 계속 물량이 줄어들었다"며 "일방적 해지 통보 후 'LG전자 요청으로 기존보다 2배 이상 인원·공장을 늘린 데 반해 만 2년도 안된 상태에서 계약해지 통보는 부당하다'고 항의하니 '올해 11월까지 유예해준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우리가 피해를 입은 피해액 7억5000만원은 LG전자 같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중소 협력업체 처지에서는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하는 큰 규모"라며 "금전적 손실 못지않게 LG전자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갑질로 70여명 직원이 퇴사한 데 이어 우리의 전문 기술 인력이 미국·호주로 유출돼 우리 스마트폰 기술 기반이 무너진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대표의 주장과 관련 LG전자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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