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인력충원‧노동조건 개선 등 놓고 18차례 교섭…결국 합의 결렬
병원 설립 60년 만에 첫 노조 파업…병원측 “환자 불편 최소화 노력”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가천대 길병원

가천대학교 길병원 노동조합이 병원측과의 단체교섭 결렬로 인해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단체교섭 과정에서 현재 병원 경영진이 아무런 힘이 없어 합의가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병원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길재단 이사장이 파업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길병원지부는 19일 오전 7시부터 단체교섭 결렬에 따른 전면 파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올해 7월 민주노총 산하에 길병원지부가 설립된 이후 18차례 단체교섭과 2차례 조정회의에도 노사가 핵심쟁점을 두고 합의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노사는 조정기한을 이날 오전 5시까지 연장하며 막판 교섭을 벌였으나 끝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8월부터 12월까지 총 18차까지 단체교섭에서 병원측 태도는 노동조합을 상생의 협력자로 포옹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듯했다”며 병원측이 ▲노동조건 개선 ▲인력충원 ▲조합 활동 보장 ▲체계 없는 임금‧인사시스템 바로잡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노조의 요구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병원의 경영진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교섭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서는 노동조합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합의를 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며 확신하게 됐다”며 “파업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 사회적 소명에 맞는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길여 가천대길병원 설립자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인력충원을 통해 노동조건과 의료 질을 개선하고 기간제·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고 병원 측에 요구했다.

또한 합리적인 임금제도를 마련해 적정한 임금을 보장하고 민주적인 직장문화 마련을 위한 제도개선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3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10일부터 12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당시 전체 조합원 1383명 중 휴직자 등을 제외한 1195명(86.4%)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들 가운데 97%인 1159명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이번 파업은 길병원이 1958년 이길여 산부인과의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대해 길병원 관계자는 “현재 유휴 간호사를 투입하는 등 병원의 모든 가용 인력을 동원해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의 주장에 대해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그동안 교섭이 결렬됐다”며 “현 사태의 해결을 위해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병원 운영을 조속히 정상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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