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형사 소송까지 고려” 경고…금융위원장 “노조 반대 이유 없다”
일각선 노사 갈등에서 정부와 노동자 간의 사회적 문제로 번질까 우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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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GM)이 8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 노동조합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면서 노사 갈등의 골이 걷잡을 수 없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사측 뿐만 아니라 정부도 노조의 극렬한 반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법인 분리와 관련된 잡음이 노사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20일 경영진 명의로 전날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서신을 통해 “회사는 더 이상의 불법 파업을 막을 수 있도록 가처분 신청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불법 파업으로 인해 회사가 입게 되는 손해에 대해서 노조와 불법 파업에 관여된 일부 개인들을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불법적인 활동에 가담한 개인에 대해서는 형사 소송까지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측은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법 파업을 벌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비난했다.

앞서 노조는 사측의 법인분리 결정에 맞서 2차례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하고 파업 권한을 포함한 쟁의권을 확보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한국GM은 “노동조합의 파업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며 “이번 파업은 불법일 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위험하게 하는 것으로 보다 건실하고 자립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우리의 노력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한국GM 경영진 명의 서신(사진-연합뉴스)
한국GM 경영진 명의 서신(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한국지엠(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노동조합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지난 19일 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 “한국GM의 R&D 법인 분리를 찬성한 것은 이런 조치가 한국GM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생산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완성차업계 트렌드가 생산 법인과 연구 법인을 분리 운영하고 기술력이 뛰어난 국가에서 연구·개발을 지속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GM이 선정한 전세계 108개 우수 부품업체 중 한국 업체가 27개 업체를 차지하는 것도 한국을 연구·개발 기지로 삼는 근거가 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개발 법인 분리를 허용해주는 대가로 GM이 한국에서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은 부품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조가 협상 결과에 반대입장을 고집해 생산효율이 감소되고 GM 조기 철수의 빌미를 제공한다면 노조의 반대는 도대체 누구의 이해관계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노조가 법인 분리를 계속해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사측뿐만 아니라 정부까지도 노조의 법인 분리 반대 행동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노사 간의 갈등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도 내비치고 있다.

한편, 한국GM 노조는 지난 19일 전체 조합원 1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전반조와 후반조로 나눠 총 8시간 동안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사측과 산은이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법인분리 계획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중요 이해당사자인 노조를 철저하게 배제했다며 당일 파업 돌입을 결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조합원들이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게 노조를 몰아놓고는 파업을 했다고 소송을 하겠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출근길 조합원을 대상으로 사측이 추진하는 법인분리의 문제점을 알리는 출근투쟁을 전개하면서 향후 투쟁계획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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