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에 매출액 2% 지급, 관행의 10배 초과한 금액···지주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지분 74%가 오너 일가 소유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가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통해 과다한 브랜드사용료를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 속 조양래 회장,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사장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사진속 조양래 회장,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사장)가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통해 과다하게 브랜드사용료를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브랜드로열티 명목으로 매출액의 2%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해 이익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한국타이어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지주사에 해마다 500억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지불해왔고 금액은 매년 늘어났다.

또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오너일가가 해당 지분을 74% 소유하고 있으며 관행(0.1~0.2%)의 10배를 초과하는 관리비를 지급한 사유에 대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지난 3년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브랜드로열티와 업무지원용역수수료로 2226억원을 지급했다. 

한국타이어가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브랜드로열티와 업무지원용역수수료로 지급한 금액 3년간 현황 / 자료제공=한국타이어 사업보고서(재무제표) 공시
한국타이어가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브랜드로열티와 업무지원용역수수료로 지급한 금액 3년간 현황 / 자료제공=한국타이어 사업보고서(재무제표) 공시

한국타이어는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2015년 매출액의 1.94%인 653억원의 브랜드로열티와 업무지원용역수수료를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지급했으나 2016년에는 2.09%인 694억원을, 2017년에는 2.13%인 696억원을 지급하며 점차 매출액 대비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조양래 회장과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의 74%를 소유하고 있어 가족회사 형태의 지배구조를 보인다. 

따라서 브랜드로열티와 업무지원용역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한 과도한 비용이 지주사 오너 일가에는 이익 몰아주기로, 한국타이어는 회사 이익 감소로 인한 법인세 축소로 탈세 의혹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회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업의 기준을 적용해보면 한국타이어가 지주사에 지급해야할 적정 이용료는 70억원 안팎"이라고 의견을 표했다. 

또 "한국타이어가 해마다 지주사에 700억 가까운 돈을 지급해 이익을 지주회사로 몰아주고 있는 형국"이라며 "대주주의 지분이 높은 지주사에 이익을 몰아주는 것은 대주주 일가에 이익을 몰아주는 꼴"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재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가 일반적인 관행보다 10배나 초과된 금액을 이용료로 지주사에 지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오너의 영향력이 큰 국내 대기업 대주주에게는 이사회이 견제기능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오너 일가의 의사결정에 반기를 들 수 없는게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7월부터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국세청은 조사 기간까지 연장하며 탈세 등의 혐의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더욱이 세무조사를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면서 법인세 축소 등 탈세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이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한 데에는 혐의 입증을 위한 검찰 고발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조세범처벌법에 의거해 처벌하기 위한 조치로 실시된다. 재계의 눈이 한국타이어에 쏠리는 이유기도 하다.

한국타이어는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기업으로,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사장과 이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씨가 2001년 혼인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