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면 1장 관리 못해 분실···소방관에 엉뚱한 곳 알려줘 화재진압 늦어 통신대란 초래

KT 아현지사 화재 관련 관계기관 회의록 / 사진=MBC News 캡처
KT 아현지사 화재 관련 관계기관 회의록 / 사진=MBC News 캡처

지난 5일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진압에 참여한 소방관계자들과 경찰·전기·가스 관계자·KT측이 모여 열었던 회의서 통신구 도면을 분실해 화재 진압이 늦어졌고 화재원인과 발화지점을 찾을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회의록에 따르면 소방당국 관계자가 KT측에 통신구 도면을 제공해 주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자, KT측은 입구에 붙어있던 도면이 분실돼 줄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또한 소방 구조대장이 구조를 잘못 전달받아 진압 당시 어려움을 토로하자, KT측은 죄송한 마음이며 방화문 통과후 구조를 알 수 없어 잘 설명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화재사고는 소방관들이 화재진압에 힘들었지만 KT 아현지사 통신구는 D등급 통신시설로 분류돼 있어 도면이나 구조도를 KT측이 소방당국에 제공할 의무가 없는 기관 협조체계였던 것으로 드러나 유기적인 협조시스템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권미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은 "KT가 도면 하나없이 지하구를 관리하고 있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며 "중요한 지하 통신구 같은 시설은 소방당국에 도면이나 구조도를 통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인 규정과 체계를 갖춰야한다"고 말했다. 

통신구 구조와 정보가 담긴 도면을 한 장만 관리했던 KT가 그것마저도 관리소홀로 분실해 자사 건물내 시설에 대한 정보도 몰라 화재진압이 늦어진 책임을 피할 수 없으며, 화재로만 그치지 않고 사상 초유의 통신대란으로 이어진 점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방재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KT 화재사고는 도면 분실로 화재 진압후에도 발생원인도 발화지점도 찾을 수 없게 돼 해결의 실마리조차 없는 미궁속으로 빠진 사건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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