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만 운영, 외래·입원·검사 ‘전면 중단’
경영진 막대한 부채로 경영 상 문제 발생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전문병원 제일의료재단 제일병원이 폐원 수순을 밟고 있다. 병원은 현재 응급실만 운영하고 외래와 입원치료, 검사를 전면 중단했다. 

제일병원은 지난 24일 환자들에게 “병원 사정으로 당분간 진료 및 검사를 정상적으로 하기 어렵다”며 “전원의뢰서와 제증명 서류가 필요한 고객은 내원해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병원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병원 사정 상 진료 불가 안내’를 공지했다. 응급실은 운영되지만,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축소됐다. 토요일과 휴일에는 운영되지 않는다.

이는 병원 측이 경영난 해결을 위해 병원 이사회 구성원 매각 협의를 진행했지만, 절차가 지지부진하게 흐르면서 폐원 위기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한 언론사에 따르면, 병원 측은 경영난 해결을 위해 매각을 통해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에 동국대와 비상장 기업 등이 제일병원 이사회 구성원 매각에 나섰다. 지난 11월 투자자 한 곳과 제일병원 측이 외부 비공개로 논의도 진행했다. 하지만 투자자 측이 이달 중으로 지급할 것으로 예상했던 긴급운영자금 200억원을 주지 않으면서 폐원 수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병원 노조 측은 제일병원의 부채와 이사진들의 경영방식을 문제로 꼽았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제일병원지부는 지난 6월 “이재곤 이사장이 이사회 의결이나 구성원 동의 없이 담보대출을 받아 재단에 수백 억원대 손해를 입혔다”며 “한해 이자만 수십 억원에 달하는 기형적 재무구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영진이 무리하게 건물을 증축하고 과도한 차입으로 재무를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노조는 “이 이사장이 대출 과정에서 이사회 회의록을 위조하거나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대형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맡겨 공사비를 부풀린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재 이재곤 이사장은 100억원대 배임 혐의로 서울방배경찰서에 소환 조사당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는 병원 공사비를 부풀려 업무상 배임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며 “관련 공사 금액이 100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한편 제일병원의 부채는 은행 빚 900억원을 포함해 1280억원 규모다. 막대한 부채로 수개월째 직원들에게 월급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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