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외부인사’ 타이틀…직원간 마찰 의혹
남양 관계자 “일신상 이유”라고 일축

남양유업 이정인 대표(사진)가 취임 1년도 채 되지 않아 돌연 사임해 그 배경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남양유업 이정인 대표가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대표이사 취임 이후 남양유업의 수익성 개선에 큰 성과를 이뤄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돌연 사퇴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최초 외부인사 출신 CEO’라는 타이틀에 비호하는 직원들 간의 갈등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31일 공시를 통해 이정인 대표의 사임을 밝혔다. 남양유업 측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것으로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른다”고 전했다.

이정인 대표는 남양유업 창사 이래 외부에서 영입한 첫 대표이사다. 이 대표는 1987년 안진회계법인에 입사해 기업 리스크자문 본부장, 위험관리 본부장을 거쳐 부대표에 오른 인물이다. 이러한 이 대표를 남양유업이 수장으로 선임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었다.

취임 당시 이 대표는 “대내적으로는 수익성 기반의 책임경영 시스템을 구현하고 대외적으로는 판매 협력조직과 상생을 이루는 고강도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 대표의 취임 이후 남양유업은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했다. 남양유업은 2018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이 8049억원, 영업이익 49억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8.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0% 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돌연 사퇴를 선언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회사 내부적으로 반발이 있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 따르면 “회장을 비호하는 기존 임원들이 혁신을 거부하고 반발하면서 내부 갈등이 컸다”며 “결국 이 대표가 이를 이기지 못하고 회사를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 측은 “이 대표의 취임 이후 회사 내부적으로 갈등은 없었다”며 “단순 일신상의 이유”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또 올해 11월 남양유업 대리점주 A씨가 남양유업의 갑질 횡포에 자살시도를 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지속되는 갑질논란으로 기업 이미지 회신을 위한 책임으로 사임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도 나오고 있다. 이에 남양유업 측은 “해당 사건과 이정인 대표의 사임과는 아무 관계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정인 대표의 후임은 선발되지 않았다. 다만 영업과 인사를 담당하는 이광범 상무가 대표이사 신임 전까지 신임대표 대행을 맡게 된다. 이광범 신임대표 대행은 충북대학교 농생물학을 전공한 후 최근까지 남양유업 이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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