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주요인, 강력한 정부 규제·대형 거래소 해킹

2017년 금융업계를 강타했던 가상화폐 거래시장에 거품이 빠졌다. 같은 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왔던 가상화폐가 지난 2018년 급속도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시세를 살펴보면 2018년에 들어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70~90%나 떨어졌다. 연중 증감률은 2017년 12월 31일 자정과 2018년 12월 31일 오전 기준 가격을 비교해 계산했다.

가상화폐의 선두주자 격인 비트코인은 2017년 말 1865만7000원에서 428만9000원으로 77.0%나 빠졌다.

한 때 뜨겁게 달아올랐던 가상회폐 시장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발언 이후 급속하게 식었다. 이에 약간의 혼선이 발생하긴 했지만, 정부는 연이어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고 가상화폐 거래실명제를 내놓았다.

이어 빗썸과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대형 거래소에서만 은행 가상계좌를 열어주면서 신규 투자자 유입이 제한됐다. 결국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비트코인이 1000만대가 무너진 것도 이쯤이다. 2월 2일 888만4000원으로 지난해 들어 1000만원을 밑돈 이후 몇차례 웃돌기도 했지만, 결국은 힘을 받지 못하고 급기야 4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또 다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의 상황은 더 심했다. 2017년 말 104만300원에서 지난해 말 15만5800원으로 85.0% 내렸다. 연초 고점인 201만9600원에서(1월 10일)에서는 92.3%나 낮아졌다.

국제결제시스템을 대체할 대안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리플도 추락하기는 마찬가지였다. 2017년 말 2685원에서 지난해 414원으로 84.6% 하락했다. 연초 고점 4502원(1월 4일)에서는 90.8%나 내렸다. 리플은 9월 들어 2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들어 '반등 아닌 반등'의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 다른 가상화폐도 비슷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라이트코인(-88.8%), 이더리움클래식(-85.7%), 모네로(-88.3%), 이오스(-71.8%) 등 대부분이 증시에서 보기 힘든 하락률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캐시(-94.4%), 퀀텀(-96.5%), 비트코인골드(-95.2%) 등은 2017년 말 대비 2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락 원인에 대해 연초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하락의 첫번째 요인이었다면 이후에는 대형 거래소의 해킹 피해와 검찰 수사 등의 사건사고가 가상화폐의 인기를 사그라들게 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지난 6월 해킹 공격으로 수백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도난당했다. 최초 피해액은 350억원으로 공지됐다. 이후 해외 거래소와 협업해 탈취당한 가상화폐 일부를 되찾으면서 피해액이 189억원으로 줄긴했지만, 이마저도 상당한 금액이다.

또 업비트 임직원이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되면서 가상화폐의 인기는 다시 바닥을 치게 됐다. 검찰은 업비트 임직원이 법인 계정에 실제로 원하를 입금하지 않고 1221억원이 있는 것처럼 전산을 조작한 혐의를 조사 중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가상화폐 시장이 올해에는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가상화페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세는 투기 광풍과 맞물려 비이상적인 폭등과 그에 대한 골이 깊었던 한 해였다”며 “내년에는 안정적인 시세를 기반으로 결제사업 등에 적용될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 등이 주목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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