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LH지역발전협력단장 휴대전화‧업무용 하드디스크 등 확보‧분석
도면 본 군 관계자들도 조사…경찰 “LH 내부서 도면 유출 가능성”

경기도 고양시 삼송·원흥지구 일대의 개발도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인천광역시 남동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지역본부
경기도 고양시 삼송·원흥지구 일대의 개발도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인천광역시 남동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지역본부

최근 수도권 3기 신도시 후보지로 알려진 경기도 고양시 삼송·원흥지구 일대의 개발도면 유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건과 관련돼 있다고 판단한 경찰이 인천지역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이와 함께 개발도면의 내용을 알고 있는 해당 지역 군부대 관계자들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지난달 26일께 인천시 논현동 소재 LH 인천지역본부 소속 LH지역발전협력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업을 총괄하는 LH 지역협력단장 A씨의 휴대전화·업무용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또한 해당 도면의 내용을 알고 있는 삼송·원흥지구 내 군부대 관계자들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해 분석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군부대 관계자들은 지난해 7월 열린 삼송·원흥지구의 신도시 개발을 검토한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해당 도면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애초 경찰은 LH 인천지역본부로부터 삼송·원흥지구 인근 개발도면이 인터넷에 유포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LH는 지난해 7월께 일부 누리꾼이 부동산 사이트에 해당 도면 등 LH 내부자료를 빼돌려 인터넷에 올리고 각종 분양 홍보에 악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해당 누리꾼과 지역 군 관계자들을 지목해 수사를 의뢰했다.

유포된 도면에는 아파트 용지, 상업 시설, 업무 시설 등의 구획이 명확하게 표시돼 있으며 대외비 자료라는 뜻의 ‘대’ 자도 표시돼 있다.

경찰은 해당 도면을 유포한 의혹을 받는 누리꾼들을 상대로 도면을 입수한 경로를 추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최초 유포자를 특정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경찰은 한 누리꾼으로부터 “지난해 6월께 해당 도면에 대해 LH 측에 진위를 문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진술은 LH 인천지역본부가 해당 도면이 유포된 시점으로 특정한 지난해 7월보다 한 달 앞선 시점에 이미 도면 유포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경찰은 LH 인천지역본부가 도면 유포 사실을 숨기려했거나 내부자가 도면을 유출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해당 군 관계자들로부터 도면이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군 관계자들의 휴대전화를 분석했지만 특별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며 “해당 도면은 대외비 자료로 외부 유출이 어렵기 때문에 LH 내부자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 인터넷 최초 유포자가 특정되지 않았고 군 관계자들도 조사 중이어서 어디서 도면이 유출됐는지 현재 시점에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LH 내부자 도면유출 가능성은 경찰이 생각하는 여러 가지 의혹 중 하나이다. LH는 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경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면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 고양시 삼송·원흥지구는 수도권 3기 신도시 후보지였으나 도면 유출 사고로 논란이 벌어지자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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