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3사 합병설…"주주들의 결정에 따르겠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 4일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내년 말 은퇴의사를 전했다.(사진-연합뉴스)

“저는 사업기획가나 마찬가지예요. 사업 아이디어를 내면 전문경영인들에게 추인받는 과정을 거치죠. 언젠가 아들에게 회사 경영을 모두 맡기려고 합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말 은퇴를 공식화했다. 서 회장은 “은퇴 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계획”이라며 “아들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맡기고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는 역할을 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이 은퇴를 공식화한 것은, 회사를 안정적인 궤도에 올려놓은 만큼 창업자로서 역할을 다 했다는 생각으로 분석된다. 그는 “향후 2년 동안 글로벌 직판 체계를 완성하면 사업이 정점에 오를 것이라 본다”며 “2020년 은퇴시기가 오기 전까지 셀트리온 그룹이 더 좋은 회사가 돼서 직원들은 물론 국민들이 사랑해주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대해서도 주주에게 결정권을 맡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 회장은 최근 주주들의 셀트리온 그룹사 합병설과 관련 질문에, “이제는 셀트리온 그룹의 전 주주가 동의한다면 합병에 대한 다른 의견은 없다”고 답했다.

현재 셀트리온 그룹은 의약품 사업분야에서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개의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연구개발과 생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제품 유통, 셀트리온제약은 화학합성의약품을 담당한다.

이 가운데 셀트리온에서 제품을 받아 유통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받으며 합병설이 제기됐었다. 이에 논란에서 벗어나고자 셀트리온과 합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해외에서 셀트리온 제품의 판매를 추진할 당시 위험을 나눌 파트너가 필요했는데 당시에 찾아간 다국적제약회사 등이 모두 제안을 거절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셀트리온 그룹은 2018년 3분기 기준 231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7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이에 셀트리온 측은 “공급단가 조정과 1공장 증설 준비로 인한 일시적 가동률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1957년생인 서 회장은 삼성전기의 평범한 회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 셀트리온을 설립해 10조원이 넘는 주식 부호가 된 샐러리맨의 입지적인 인물이다. 

2002년 개인 이력과 무관한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무작정 뛰어들어 결국 지난해 코스닥 상자사인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이 현대차를 앞지르며 국내에서 보유주식 가치로 5번째 부호가 됐다. 

그는 내년 은퇴를 공식화하며 "샐러리맨 생활부터 그룹 총수 자리까지 와보니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나갈 때를 아는 것"이라며 "최근 들어 다른 회사의 회장님들을 만날 기회가 잦은 데 은퇴 후에는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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