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김정주 NXC 회장 발표에 입장문 올려

넥슨 매각설을 부정하지 않은 김정주 NXC 회장에 대해 노조 측이 우려의 입장을 표명했다.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 포인트'는 넥슨 매각설과 지난 4일 김정주 NXC 회장의 발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고 조합원들의 안정된 일터 보장과 변화에 대한 대응 의지를 7일 밝혔다. 

노조는 입장문에서 "직원들의 헌신으로 성장한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 일방적일 수 있다는 점이 심히 우려된다"며 "함께 넥슨을 이끌어 온 수천 명의 고용 안정을 위협하거나 국내 게임산업 위기를 불러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합원과 전 직원의 안정된 일터를 지켜내기 위해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넥슨 노조는 작년 9월 설립된 노조로 게임업계에서는 최초로 설립됐다. 

넥슨 노조 '스타팅 포인트'가 소속돼 있는 화섬식품노조 관계자도 "지난 금요일 발표된 김정주 회장의 발표에 대해 책임감 있고 분명한 의지를 표현해주기 바란다"며 "지금 진행중인 상황이라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변화들에 적극 대응함과 동시에 수천명의 고용안정과 삶의 터전을 위협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2019.01.07] 넥슨 매각설에 대한 노조 '스타팅 포인트'의 입장문

넥슨 노조 '스타팅 포인트' / 사진제공=스타팅포인트
넥슨 노조 '스타팅 포인트'

새로운 다짐으로 시작한 새해 벽두부터 회사가 매각될지도 모른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사실관계 없는 부정적 추측들이 쏟아졌고, 각종 커뮤니티와 익명 앱에서는 사나운 목소리도 드높았습니다.

게임을 만들어 나가는 자주성은 유지될 수 있을까?
실험적인 프로젝트는 앞으로 지속될 수 있을까?
성과 없는 조직에 대해 구조조정이 단행되는 건 아닐까?
어쩌면 회사가 아예 정리되는 건 아닐까?
국내 게임산업에도 위기가 닥쳐오는 건 아닐까?
나는, 내 옆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불안함의 방향과 크기는 각자 다르겠지만, 지금 상황이 여러 위험 요인을 안고 있음은 사실입니다.
특히, 직원들의 헌신으로 성장한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 일방적일 수도 있다는 점이 심히 우려됩니다.

매각 관련한 언론보도에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입장과 추측이 오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것 한 가지는, 함께 넥슨을 여기까지 이끌어 온 수천명의 고용안정과 삶의 터전을 위협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나아가 국내 게임 산업의 위기를 불러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직원과 사회에 대해 책임감 있고 분명한 의지를 표현해 주길 바랍니다.

넥슨 노조 <스타팅 포인트>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조합원과 전 직원들의 안정된 일터를 지켜 내기 위해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변화들에 적극 대응하겠습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보다 커질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 주십시오.

우리 모두, 뭉쳐서 서로의 울타리가 됩시다! 

 

다음은 김정주 대표가 지난 4일 넥슨 등 NXC 보유 지분 전량 매각설이 나온지 하루 만에 내놓은 입장문이다. 김 대표는 매각설을 애써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겠다. 지금껏 약속 드린 사항들도 성실히 지켜 나가겠다"는 말로 매각설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2019.01.04] 김정주 NXC 회장 입장문 전문

김정주입니다.

저는 25년 전 넥슨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우리 사회와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일해 온 직원들이 함께 어우러진 좋은 토양 속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오늘까지 왔습니다.

저는 줄곧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은 무엇인지, 저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늘 주변에 묻고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고민하며 왔습니다.

지금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습니다.

방안이 구체적으로 정돈되는 대로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입니다.

제가 지금껏 약속 드린 사항들도 성실히 지켜 나가겠습니다. 

 

김 대표와 부인 유정현 NXC 감사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98.64%)의 시장 가치는 약 10조 원에 달한다.  

NXC 지분이 시장에 나오면 해외자본 외에는 국내 기업 중 인수할만한 곳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텐센트 등 중국자본이 인수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회사로 급부상한 텐센트는 연매출 1조원이 넘는 넥슨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유통사(퍼블리셔)로, 연매출 40조원을 넘기는 자본력도 갖춘 회사다.

따라서 국부유출과 대규모 구조조정 등 국내 게임산업에 미칠 여파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넥슨노조 측은  김 대표의 매각설에 대해  넥슨을 여기까지 이끌어 온 수천 명의 고용안정과 삶의 터전을 위협하지 말아야 한다"며 "국내 게임 산업의 위기를 불러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하고, 직원과 사회에 대해 책임감 있고 분명한 의지를 표현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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