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 장기화로 수주량 감소‧선가 하락 등 악재 시달려
한진重 경영정상화에 악영향 우려도…회사측 “큰 영향 없을 것”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사진-연합뉴스)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사진-연합뉴스)

한진중공업의 자회사이자 해외 현지법인인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수빅조선소는 조선업 불황 장기화로 수주량 감소와 선기 하락 등 악재에 시달려왔는데, 결국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모 회사인 한진중공업의 경영 정상화에 악영향이 미칠까 우려된다.

한진중공업은 8일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가 필리핀 올롱가포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2004년 한진중공업이 경쟁력을 높이려 필리핀 수빅에 건립했다. 

이후 부산 영도조선소에서는 특수선을, 수빅조선소에서는 상선을 건조해 왔다.

수빅조선소는 조선업 불황이 10년째 지속하면서 수주량 감소와 선가 하락 등을 견디지 못했다. 현지 수빅조선소 수주 잔량은 10척에 불과하다.

수빅조선소 기업회생 신청으로 지역 조선기자재업계에도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지속적인 수빅조선소 적자 탓에 협력업체 물품대금 수백억원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은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 상담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수빅조선소 현지법인 자산총액은 1조8400억원에 달한다. 국내 근로자 수는 적지만 현지인 위주로 4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2016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2500억원을 수혈받아 보유 부동산과 자회사 등을 매각하며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인천 율도부지, 부산 다대포공장 부지 등 부동산과 하코(Hacor), 한국종합기술 등 자회사 및 지분을 매각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구계획을 이행했다. 채권단이 제출한 자구계획 2조1000억원의 65%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진중공업은 채권단 자율협약 이후 차기고속정, 다목적훈련지원정, 경비함 등 올해까지 해군과 해경에서 발주한 중소형 군함 총 27척, 1조2000억원 상당의 물량을 수주했다. 

영도조선소는 3년 치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 실적 개선 등으로 2015년 1500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이듬해에는 영업이익 49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7년에는 8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흑자가 예상된다.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 기업회생 신청으로 영도조선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인력 역시 일감 감소에 따른 자연 감소와 희망퇴직 등으로 줄여 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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