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실적 감소세 더 이어지지만 주가는 3만원 중반에서 바닥 다질 듯"

삼성전자는 8일 잠정실적으로 공시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8조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 대비 -38.53% 하락한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실적 발표에 주가는 하락했으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며 '어닝 쇼크'(실적 충격)을 줬다. 실적이 발표된 당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락했으며 국내 증권사들은 앞다퉈 올해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8일 삼성전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을 공시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9조원, 영업이익은 10.8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대비 -9.87%, 전년 동기 대비 -10.58% 떨어졌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대비 -38.53%, 전년 동기 대비 -28.71% 하락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이 발표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주가 대비 1.68% 내린 3만8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5월 고점과 비교해서는 30% 이상 하락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 486억원어치를 개인이 50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13조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시장의 기대를 크게 저버리며 '어닝 쇼크'를 안겨줬다.

증권사들은 실적 부진의 주요인인 반도체 업황 둔화세가 더 이어지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목표가는 한 기업의 실적 추정치 등을 바탕으로 기간 중 예상되는 주가의 최댓값이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만4000원에서 5만원으로 KB증권은 4만8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4만8000원에서 4만6000원으로 각각 목표주가 수준을 내렸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감익이 두드러진다. 주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작년 4분기부터 투자와 메모리 구매를 연기 중이고 인텔 CPU 공급 부족으로 PC 수요도 부진하다"며 "반도체 업황 둔화는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부분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감소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가는 3만5000원 선에서 바닥을 다지며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감소세는 상반기까지 계속되겠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돌 가능성도 상존하는 등 이익 변동성이 커져 당분간 부진한 주가 흐름이 불가피하다"면서 "하지만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주주 환원 정책 등을 고려할 때 주가는 3만5000원 수준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주가는 밸류에이션 매력 등 긍정적 요인과 업황 둔화라는 부정적 요인의 영향으로 당분간 현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역사적 최저 수준의 주가순자산비율(P/B) 0.94배를 적용한 예상 저점은 3만4500원으로 주가는 3만원대 중반에서 지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반등하는 시기에 있어서는 다소 이견을 보였다.

도현우 연구원은 "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되기 시작하는 시점은 올해 2분기로 본다"며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신규 설비투자를 줄여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재고가 원활히 소진되면 하반기 반도체 수급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공급보다 우위로 전환되는 시점이 요원하다"면서 "D램 수급 저점은 올해 4분기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도 하반기까지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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