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 부회장, 3차례 걸쳐 자필편지 보내
편지 주 골자, '한·일 롯데 분리 독립 운영'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이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신 회장에게 지난해 4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화해를 제안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진정성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일 한 언론사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2월 구속 수감된 초기부터 신 회장에게 현재까지 총 3번에 걸쳐 친필 편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편지의 골자는 ‘한·일 롯데 분리·독립 운영’이다. 이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결정한 역할 분담 그림에 따른 것으로,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일본 롯데는 신동주, 한국 롯데는 신동빈으로 나누자는 내용이다.

신동주 회장이 지난해 4월 24일 구속 수감 중이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보낸 일본어 자필편지(사진-서울신문 기사 갈무리)
신동주 회장이 지난해 4월 24일 구속 수감 중이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보낸 일본어 자필편지(사진-서울신문 기사 갈무리)

신 전 부회장은 화해의 의지를 담아 여러 차례 면회도 시도했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건강상의 이류로 이를 거절해 왔다. 또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의 편지에도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답변을 보내지 않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화해 카드를 제시한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롯데그룹 측은 입장을 밝혔다. 롯데그룹 측은 진정성을 의심했다.

롯데그룹은 “화해 시도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된다. 화해를 홍보용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며 “신 회장 면회 시도 당시에도 홍보대행사와 변호사 등으로 추정되는 수행원 7~8명이 동행했다. 면회 시도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기존과 동일하게 신 회장과 롯데 경영진을 비난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회사의 큰 결정이 특정 주주 개인의 의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닌,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상법상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 함에도 이에 대한 부족함을 지적했다.

롯데그룹은 “신 전 회장의 주장을 보면 개인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와 상법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본인의 경영 복귀를 주장한 앞선 5번의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이 모두 패했다”며 “또 신 전 부회장이 본인의 해임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에서도 일본 법원은 경영자로서 부적격하고 윤리의식도 결여돼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고법 민사28부(이강원 부장판사)는 8일 신 전 부회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만료 전 해임됐다며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13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받았다. 이후 구속됐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같은 해 10월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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