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노조, 7일부터 ‘고용 조건 승계’ 요구하며 공장 점거
사측, 일부 노조원 고소 등 강경 대응…경찰 병력 투입도 검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점거한 청소노동자(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점거한 청소노동자(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이 비정규직노조 소속 청소노동자의 점거로 인해 생산중단 위기에 놓였다.

사측은 이들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다 경찰도 병력 투입을 검토하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9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금속노조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 노조원 70여명은 지난 7일 오후 2시부터 광주공장 크릴룸을 점거 중이다.

이들은 하도급 변경 계약에서 고용·단체협약·노동조합 승계를 요구하며 이틀째 농성 중이다.

타이어는 ‘원자재 입고→정련→압연 및 압출→재단→비드→성형→가류→검사 및 출고’ 과정을 거쳐 생산한다.

노조원이 점거한 크릴룸은 초기 단계인 압연 공정에 속한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노조원이 크릴룸을 점거한 7일부터 생산량을 줄이고, 압연 공정을 거치고 난 반제품만 완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압연 공정을 재가동하지 않으면 반제품 물량마저도 9일 자정께는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이후에는 광주공장 전체가 멈춰 서게 되고, 항온·항습 상태 유지가 필요한 원재료 폐기 등 손실이 따른다.

금호타이어는 노조원을 상대로 공장 점거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또한 평택·곡성공장에서 광주로 반제품을 보내는 등 대안도 찾고 있다.

노조원들은 금호타이어 광주·곡성공장에서 청소 업무를 담당한 용역 업체에서 일해왔다.

이들은 지난달 새로 하도급 계약을 맺은 에스텍세이프가 고용 조건을 승계하지 않고 신입사원으로 채용하려 한다며 반발했다.

에스텍세이프는 기존 임금 수준에서 정규직 고용보장을 약속했으나 노조가 단체협약 및 노동조합 승계 등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반박했다.

노조원과 에스텍세이프는 전날 근로감독관 참석 아래 장시간 회의를 열었으나 절충안을 찾지 못했다.

회의 재개 계획은 아직 잡혀있지 않다.

경찰은 농성 장기화에 대비해 공장 내부로 경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호타이어는 점거 농성에 나선 노조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35명을 경찰에 업무방해와 퇴거불응, 주거침입 등 혐의로 고소했다. 나머지 노조원도 추가로 고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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