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텍 모기업 대표, 노조 혐오 발언으로 여론 뭇매···법적 책임 회피?
파인텍 모기업 대표, 노조 혐오 발언으로 여론 뭇매···법적 책임 회피?
  • 선호균 기자
  • 승인 2019.01.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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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노조 들어가면 모회사 없어진다" 발언 파장···오는 13일 해외 출국 예정
차광호 파인텍지회장이 1월 7일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농성장 앞 ‘홍기탁, 박준호 무기한 단식 선포에 따른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세권은 두 번이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파인텍 노동자들은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며 두 동지의 단식만은 막아달라고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이 1월 7일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농성장 앞 ‘홍기탁, 박준호 무기한 단식 선포에 따른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세권은 두 번이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파인텍 노동자들은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며 두 동지의 단식만은 막아달라고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 사진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파인텍의 모기업으로 알려진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가 파인텍 운영과 관련해 "노조 들어가면 모회사 없어진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노동법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또한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 박준호씨가 무기한 단식 굴뚝농성을 선포하며 1년 넘게 회사를 향한 투쟁을 계속한 가운데 지난달부터 진행된 노사 양측 협상과 회담이 결렬돼 향후 진행상황에 대한 궁금증과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11시 강민표 파인텍 대표(스타플렉스 전무)는 서울 양천구 목동 스타플렉스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조와의 회담 결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강 대표는 기자간담회서 "4차에 걸친 노조와의 교섭에서 접점을 마련했던 부분이 수포로 돌아갔고 지난 4차 교섭 때 회담이 결렬됐다"고 말하며 앞서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와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가 지난달 27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교섭을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과거 한국합섬 인수 당시 노조까지 승계했다가 300여명 노동자를 길거리에 나앉게 했다"며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더불어 "스타플렉스는 해외 매출이 85% 정도여서 국내 이슈가 불거져도 대체로 영향력이 작은 수준이지만 중국 업체들과 생존을 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노조가 들어오면 애써 지켜온 품질 경쟁력이 삐걱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해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강 대표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현대모비스 직원이 해고됐다고 현대자동차에서 고용을 승계하는 경우가 없는 것처럼 파인텍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을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에서 고용을 승계하기는 힘들다"고 사측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스타플렉스가 노동자들을 고용할 여력은 있지만 노조가 회사의 품질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이에 따라 회사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발언한 주체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노조와의 교섭과정에서 김세권 대표의 법적 책임을 담보하기 위해 '김세권 대표가 파인텍 최대 주주로 참여하는 자본출자'를 하기로 잠정적으로 뜻을 모았지만 임금과 상여금, 노조 전임자 요구 등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교섭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는 파인텍이 유령회사였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노동자들이 적은 임금을 받은 것은 결근 등으로 법정 근로시간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당시 노동자들의 작업 숙련도가 떨어져 생산성이 인근 경쟁업체의 3분의 1 혹은 4분의 1 정도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또한 "3년 전 차광호 지회장의 농성 당시 회사는 신설법인(파인텍)과 다른 계열사 중에서 선택하라고 노조에 제안했는데 노조가 파인텍을 선택했다"며 "노조는 회사가 고용을 승계할 의지가 없었다고 하는데 의지가 없었다면 그런 선택지를 제공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렇지만 노동법에 명시된 노조 구성원을 회사 구성원으로서가 아니라 적대시하며 나몰라라 하는 경영진의 태도는 그동안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했던 직원들이 상실감과 허탈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고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노조 측은 지난 7일 "노동자들은 파인텍에서 최저임금보다 1000원 정도 많은 시급을 받고 열심히 일해보려 했지만 조악한 기숙사에서 집단 사육당하는 느낌이었고 사원 복지 개념은 아예 없었다"며 "3차 교섭에서는 김세권 대표가 스타플렉스 직접 고용이 아닌 대안으로 자신의 모든 책임을 거부하는 '사회적 기업 정도는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교섭이 결렬됐고 4차 교섭에서도 김 대표는 유령 회사인 파인텍을 재가동하는 내용만 제안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노동자들은 파인텍을 재가동한다면 최소한 김 대표가 파인텍 대표를 맡고, 폐업하면 스타플렉스로의 고용 승계 등을 명시하라고 요구했는데 사쪽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조 측은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이사가 직접 책임지는 방식이라면 스타플렉스 직접 고용이 아니더라도 논의하겠다"라는 의견을 제시하며 "전제는 유령회사·가짜회사인 파인텍 운영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이사가 책임과 약속을 선행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스타플렉스 직접 고용 요구를 양보하며 파인텍 재가동 조건으로 ▲김세권이 파인텍 대표이사를 맡고 ▲합의서에 대표이사 김세권 서명 ▲단서조항으로 파인텍 폐업시 스타플렉스로 3승계 명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 따르면 김 대표이사가 "파인텍을 재가동하더라도 자신은 경영, 고용에 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겠다"라며 교섭을 파행으로 몰고가자 김호규 금속노조위원장이 "홍기탁, 박준호 조합원의 단식은 김세권에게 보내는 최후통첩이자 우리에게 파인텍 노동자들을 보듬어 달라는 절규다"라고 말하며 "두 조합원의 단식을 중단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김세권 대표이사의 결단이다. 무너지는 가슴으로 다시 교섭을 요구하겠다"고 주장했다.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도 두 노동자가 단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다 울먹이며 "김세권 대표이사는 두 번이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파인텍 노동자들은 이제 할 수 있는게 없다"라며 분노했다고 노조 측은 밝혔다. 

또한 21일째 무기한 연대 단식중인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나승구 신부는 "누가 두 노동자를 굴뚝 위로 밀어붙였는지를 보면 누가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명확하다. 이 모든 일은 김세권 대표이사가 한국합섬을 인수하면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시작된 일이다"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무기한 연대 단식중인 송경동 시인도 "시민사회는 김세권 한 명에 대한 응징을 넘어 반사회, 반인권 기업활동으로 인한 사회비용을 한국사회 전체에 전가하는 일이 없도록 법률, 사회장치 마련을 요구해야 한다"라고 촉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김소연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대표는 "고용기간 3년을 이야기했는데 '3년뒤에 어떻게 하냐'고 회사에 물으니, 회사는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책임지느냐"고 이야기했다"며 "김세권 대표가 실질적으로 책임지지 않으면 고용보장 약속이 어떻게 이뤄지겠냐"라고 말하며 경영진의 사회적 책임을 추궁했다. 

김 대표는 '김세권 대표이사가 파인텍 최대 주주로 참여하는 자본출자' 협상안에 대해 주주 본인의 권리만 있을뿐 책임소재가 없어 불분명한 상태이다보니 이미 김세권 대표이사가 약속을 두번이나 어긴 이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 대표는 "노동조합에 대해 파인텍 경영진은 엄청난 혐오가 있는듯 하다"며 "본인들의 상상력으로 노동조합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김 대표는 "교섭 초반에 스타플렉스로 파인텍 노동자들을 고용 승계하라는 요구를 했는데 성사가 안됐다"며 "회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라고 주장해 결국은 김세권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을 주장하게 됐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공동행동 측은 ▲시민단체와 연대해 반사회, 반인권 김세권 대표이사 공동고발 ▲김세권 대표이사 거주지인 일산지역 시민단체 규탄 기자회견 ▲1월 13일 박람회 참가를 핑계로 두바이로 출국하는 김세권 출국 저지 투쟁 등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석원 금속노조 대외협력기획부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굴뚝 농성중인 노동자 두 분은 김세권 대표의 완강하고 도를 넘은 행동에 절망감과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며 굴뚝 단식 농성은 노조 차원의 투쟁 계획의 일환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 "굴뚝과 지상에서 단식투쟁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노사 교섭 때마다 사측이 우월적 지위를 고수해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고, 노동자들은 배수진을 친다는 마음으로 투쟁에 임해 현재 노동자 개인의 건강과 가정 생계가 모두 안좋아진 상황"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현재 농성중인 홍기탁, 박준호 두 파인텍 노동자는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 위에서 지난 8일에 423일째 농성중이며 이날 오전 10시 건강검진을 위해 굴뚝 위로 올라온 의사로부터 저혈당이라는 검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사들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단식을 중지하라고 권했으나 단식을 풀지 않겠다는 그들을 설득해 결국 효소를 굴뚝 위로 올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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