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동의 없이 철수된 노브랜드 제품
자체 브랜드 '아이미'로 공백 메울 수 있을까

현재 이마트24가 노브랜드 제품을 가맹점주들의 동의 없이 철수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이마트24 편의점 매장에 진열된 노브랜드 제품.
현재 이마트24가 노브랜드 제품을 가맹점주들의 동의 없이 철수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이마트24 편의점 매장에 진열된 노브랜드 제품.

이마트24가 사전 동의 없이 노브랜드 제품을 점포에서 철수하고 있다. 이마트 측이 별도의 ‘노브랜드 전문점’ 가맹 진출을 서두르면서, 타사와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던 노브랜드 상품을 팔지 않기로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에 기업형 슈퍼마켓(SSM) 노브랜드의 가맹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전문점의 상품 구성이 겹치면서 계속해서 논란을 겪어왔다. 이마트24가 노브랜드 제품을 팔고 있는 상황에서 노브랜드 전문점이 생기고, 일부 품목의 경우 노브랜드 매장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마트는 계열사 간 중복 구성을 막는다는 취지로 노브랜드 상품 철수를 선언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까지 상품 중복 문제를 해결해 상품 중복률을 1% 미만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이마트24 매장에서 노브랜드 제품이 빠지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재고가 소진될 경우 더 이상 노브랜드 상품은 이마트24에서 볼 수 없다. 때문에 일부 매장에서는 재고가 소진되기 전 대량으로 노브랜드 제품을 사재기 해놓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매장 창고 규모가 작은 곳인 경우, 이마저도 하지 못한 채 노브랜드 제품 철수를 손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이마트의 일방적인 통보에 가맹점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의 한 가맹점주는 “가맹점을 낼 때 이마트24의 경쟁력은 ‘노브랜드’ 제품이라고 강조하며 계약을 시켜놓고서는 아무련 동의 없이 제품을 빼버렸다”며 “사전에 공지가 아니라 동의를 구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체 제품 ‘아이미’ 개발…점주들은 “글쎄”

이마트는 노브랜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아이미(아임’e) 등 자체 브랜드를 개발했다. 하지만 점주들은 불안한 입장이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어느 순간부터 노브랜드 제품 입고가 끊기면서 아이미 제품이 들어오고 있다”며 “아직 초기라서 원플러스원 행사 등을 하고 있지만 과연 승부수가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가격이 오르거나 양이 줄어들기라도 한다면 손님들에게 오히려 외면받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마트24-노브랜드, 법적 소송까지도

한편 이마트24와 노브랜드 간의 문제는 법적 소송까지 번졌다. 울산광역시의 한 이마트24 편의점 점주는 자신이 운영하는 점포와 불과 75m 거리에 노브랜드 매장이 들어왔다. 이에 ‘같은 신세계 계열사 간 근접 출점’을 외치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법원은 “가맹본부와 계열회사는 별도의 독립적인 법인 사업단체”라며 “통상 서로의 의사결정 구도도 분리돼 있다”고 점주의 소송을 기각했다.

해당 소송은 다음달 24일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판결이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전문점의 업계 판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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