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회장, 작년 12월 14일 보석 취소···벌금 70억원 함께 구형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 "사회와 함께 가는 정도경영 기업만이 지속성장 가능해"

횡령·배임 등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차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횡령·배임 등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차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수감 중 간암을 이유로 보석허가를 받았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보석기간 중에도 음주와 흡연을 일삼아오다 재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6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영준) 심리로 열린 이 전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 재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벌금 70억원도 함께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많은 태광 임직원이 조사를 받았다"며 "(수사 당시) 누구를 처벌하려는게 아니고 당신처럼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자랑스러운 가장으로 살고자하는 사람이 회사 오너의 개인 이익을 위해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 수사 목표도 이렇게 소박한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 전 회장은 도주 우려, 증거 인멸 혐의가 있는데도 법원에서 보석 허가를 받아 스스로 자중하고 건강회복에 집중해야 하는데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는 등 사회의 큰 물의를 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 불신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또 "이 사건은 대기업 총수인 피고인과 모친이 장기간 회계 조작으로 조직적인 방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차명계좌 채권으로 관리해 오너일가가 이용하고 조세 포탈한 재벌비리 사건"이라며 "피고인은 중요 범행을 부인하고 모친이다 다른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은 검찰이 '자중하고 건강 회복에 집중해야 하는데 술·담배를 해 물의를 일으켰다"고 자신을 비판한데 대해 "제가 반성없이 음주가무만 하고 돌아다녔다고 하는데 저는 병원에 몇 년을 갇혀 있었다"며 "집을 왔다 갔다 한 생활 자체가 길지 않고 술집에 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책임 있는 기업가로서 여기 서있는 것이 정말 부끄럽다"며 "세상이 변하는데 과거 관행을 용기있게 벗어던지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사과의 뜻을 밝히며 선처를 호소했다. 

아울러 "막내인 제가 선대의 '산업보국' 뜻을 제대로 잇지 못해 정말 부끄럽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거듭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방청석으로 향해서도 숙연한 자세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이 전 회장은 모친의 사망을 언급하며 "수감생활 중 병을 얻으셨고 치료 과정에 유언 한마디 못 남기시고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셨다"며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한 이유에 대해 "장기간 회사 자금을 조직적으로 빼돌려 오너의 재산증식에 악용한 재벌 비리"라며 "그럼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모친과 임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재벌이 법을 경시하는 태도가 다시 드러난 것"이라며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내려 사회에 다시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검찰 측은 주장했다. 

이외에도 검찰은 "피해가 변제됐다고는 하지만 진정한 반성이 없으므로 선처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 전회장은 구속된지 62일만인 2011년 3월 24일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구속집행 정지 결정을 받고 이듬해에는 보석 결정까지 얻어내 7년 넘게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작년 대법원 판결 이후 그가 음주·흡연을 하고 떢볶이를 먹으러 시내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돼 일명 '황제 보석'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세번째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이 전 회장의 보석을 취소했고 이 전 회장은 7년 9개월만에 서울 남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반면 임수빈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9일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 연수원에서 열린 그룹 신입사원 대상 강연에서 "기업경영에서 편법·불법·탈법이 통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라고 지적하며 "시대 변화에 따르지 않는 기업의 내일은 퇴보와 몰락뿐"이라고 강조했다고 그룹 측은 전했다. 

이외에도 임 위원장은 "사회와 함께 가는 기업만이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며 "정도 경영과 고객중심 경영으로 그룹의 변화를 이끌어가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 임수빈 위원장이 지난 9일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 연수원에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태광, 정도경영의 시작'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연합뉴스(태광그룹)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 임수빈 위원장이 지난 9일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 연수원에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태광, 정도경영의 시작'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연합뉴스(태광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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