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지적 등 피하려 ‘빌리브’ 론칭하면서 ‘독자생존’ 추진
빌리브 하남 등 미분양으로 저조한 실적…그룹 일감도 줄어 부담 커져

신세계건설의 빌리브 하남 조감도
신세계건설의 빌리브 하남 조감도

신세계건설이 그동안 지적돼 온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홀로서기’를 선언했지만, 최근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다.

특히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규 주거 브랜드 ‘빌리브(VILLIV)’ 등을 런칭했지만, 잇따른 미분양으로 회사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이 작년 11월 초 경기도 하남에서 ‘빌리브 하남’의 분양에 나섰는데, 청약 경쟁률은 12.67대 1을 기록해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정당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미분양 분량을 떠으면서 현재 추가 분양을 진행 중이다.

‘빌리브 하남’은 지하 2층에서 지상 10층, 오피스텔 총 344실과 근린생활시설로 조성되는데, 기존 아파트(2.3m)보다 높은 3.2~5.9m 높이의 고층 설계와 까사미아 빌트인(붙박이)가구, 고급 커뮤니티 시설, 수요자 개별 요구에 맞춘 31개 타입의 주택형 등 고급화를 지향해 분양 당시부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례적으로 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에 팝업홍보관을 마련하는 등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지만, 지난해 하반기의 건설경기 악화가 올해 초까지 이어지면서 미분양의 늪에 빠지는 등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하남에 앞서 작년 6월 울산 기업형임대주택 사업을 시작으로, 그해 8월에는 제주 ‘빌리브 노형’을 내놓았지만, 역시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세계건설이 그동안 제기된 일감 몰아주기를 피하기 위해 주거 브랜드를 내놓으며 사업다각화를 추진한 것이 오히려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건설은 그룹에서 발주한 백화점, 할인마트 등의 건설공사를 바탕으로 최근 몇 년 새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내부거래 비중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이마트와 스타필드 등 대형 쇼핑몰은 골목상권 침해 등 논란에 휘말려 신규 출점을 제대로 못한데다 현재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러 신세계건설은 더 이상 그룹 물량에만 의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에 따라 신세계건설은 그룹의 내부거래 규모를 기존의 80%대에서 50%대로 낮추고, 외부사업 확장 방침을 추진하면서 내놓은 것이 빌리브인데, 기대했던 만큼 실적을 내지 못하는 데다 그룹 공사도 줄어들면서 지난해 매출액 1조원 달성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줄긴 했지만 아직 4분기 결산 진행 중이라 회사의 위기상황이라고 단정짓기는 이르다”면서 “빌리브 브랜드도 이제 막 주택 사업에 발을 뗀 상황이어서 현재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고 타 건설사보다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차츰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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