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해 10대 그룹 상장사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지분을 늘렸지만 주가 하락으로 보유주식 가치는 14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경기 불황의 장기화와 수출 부진 여파로 수익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20일 재벌닷컴이 국민연금이 공시한 상장사 주식 보유 현황을 집계한 결과, 국민연금의 작년 말 현재 10대 그룹 상장사 지분율은 평균 7.76%였다. 이는 1년 전인 2017년 말(6.62%)보다 1.14%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삼성그룹 상장사 지분은 6.47%에서 8.80%로 늘어 10대 그룹 중 지분율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뒤이어 농협그룹(7.97%→9.59%), 현대차그룹(7.04%→7.77%), 포스코그룹 (3.63%→3.81%), 현대중공업그룹(9.63%→9.72%), 한화그룹(5.07%→5.12%)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도 늘었다.

반면 SK그룹(6.73%→5.92%), 롯데그룹(4.19%→3.65%), GS그룹(7.25%→6.94%), LG그룹(8.94%→8.79%)은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낮아졌다.

이렇듯 10대 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늘어났지만 주가가 하락하면서 그 여파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10대 그룹의 지분 가치는 2017년 말 80조8121억원에서 작년 말 66조4511억원으로 14조3610억원(-17.8%) 줄었다.

특히 국민연금의 삼성그룹 상장사 지분 평가액은 41조3696억원에서 33조3157억원으로 8조539억원(-19.5%) 줄었다.

계열사별로 보면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32조719억원에서 23조9798억원으로 8조921억원(-25.2%) 감소했다.

반면 삼성SDI는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9.41%에서 11.62%로 상승한 데다가 주가도 올라 보유주식 가치가 4673억원(35.3%) 늘었다.

삼성전자 지분 가치처럼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SK그룹 상장사 지분 평가액도 2조2438억원(-18.7%) 줄었고, 뒤이어 LG그룹 1조9752억원(-21.7%), 포스코그룹 9049억원(-27.0%), 현대자동차그룹 7610억원(-8.8%), 한화그룹 3282억원(-26.8%) 등도 감소했다. 

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민연금의 지분 가치가 2552억원(16.9%) 늘었고, 농협그룹과 GS그룹 지분 가치도 각각 635억원(16.3%), 115억원(1.1%)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