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성과급 600~800% 수준으로 예상…전년도 1000%보다 크게 줄어
국제유가 급락‧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작년 4분기 1조원 영업손실 추정

국내 정유사의 연간 실적이 지난해 말 악화되면서 전년도에 비해 성과급이 줄어들자 직원들이 울상이다.

대부분의 정유사가 2년 연속 월 기본급의 1000%에 달하는 대규모 성과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는 설 연휴를 전후해 지난해 연말 성과급을 지급한다. 업계에선 월 기본급의 600~800%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16년과 2017년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3사의 성과급이 1000% 내외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액수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6년과 2017년 호실적에 따라 월 기본금의 1000%를 연말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같은 기간 GS칼텍스 직원들은 950%, 1060%를 받았다.

이러한 성과급 규모 축소는 정유4사의 실적이 작년말 크게 악화한 영향이 크다. 

연말 성과급은 연간 실적이 확정된 후에 이에 비례하는 수준으로 지급된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각각 오는 31일, 28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 급락과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정유4사가 1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유4사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당시만 해도 2016~2017년 이어온 역대급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정유4사는 총 5조70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5조6255억원)보다 1.5% 증가한 액수다. 2016년과 2017년 아깝게 실패했던 영업익 8조원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자연스럽게 직원들 역시 지난해 수준의 성과급에 기대가 부푼 상황이었다. 그러나 4분기 실적이 외려 연간 영업이익을 깎아먹으면서 성과급 1000%는 먼 얘기가 됐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2015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800%, GS칼텍스는 85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다만 이번 성과급 규모는 이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2015년은 직전 해 최악의 적자 쇼크에서 벗어나 흑자전환한 기분 좋은 해였다. 2014년 영업손실로 성과급이 지급되지 못한 만큼 보상차원에서 통 큰 성과급이 지급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2018년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된 데다가 현재도 최악의 시황에 신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2016~2017년 수준의 두둑한 연말 성과급을 기대했지만 4분기부터 극심한 시황침체가 시작되면서 외려 2014년 적자쇼크를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