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책임 떠넘기기식 대응'으로 소비자 분통
결국 소비자가 직접 조사의뢰…'물 때 세균덩어리'로 판명

청호나이스 정수기에서 검은색 이물질(오른쪽)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수기를 분해한 결과 얼음탱크와 저수조 벽면 등(왼쪽)에 이물질이 묻어 있었다.(사진-데일리즈)
청호나이스 정수기에서 검은색 이물질(오른쪽)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수기를 분해한 결과 얼음탱크와 저수조 벽면 등(왼쪽)에 이물질이 묻어 있었다.(사진-데일리즈)

최근 ‘이물질 논란’으로 사회가 떠들썩한 가운데, 정수기업체인 청호나이스에서도 검은색 이물질이 발견됐다. 하지만 본사 측의 늑장대응으로 소비자가 직접 이물질을 조사에 나서게 돼 더욱 비난을 받고 있다.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해 12월 얼음물 속에 이물질이 떠다니는 것을 확인했다. 이물질이 나온 해당 제품은 A씨가 2004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간 장기계약을 진행한 청호나이스 이과수 얼음냉정수기 모델이다.

이후 A씨는 정수기 계약과 관리를 담당한 엔지니어에게 A/S를 요청했다. 하지만 엔지니어와 청호나이스 콜센터, 서비스센터는 모두 약속을 미루거나 A/S가 처리됐다는 서류보고를 하는 등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

이에 대해 본지와의 통화에서 청호나이스 마케팅팀 관계자는 “A/S가 접수되면 해당 지역의 엔지니어와 연락하는 등 일정기간이 소요돼 처리되는 데 지연이 됐을 수 있다”며 “해당 건은 12월에 접수돼 현재 소비자와 회사 내규에 맞게 처리하는 과정에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지속적으로 A/S를 요청하고 정수기 내부를 살펴보겠다는 A씨의 주장에, 다른 엔지니어가 방문해 정수기 내부를 확인했다. 정수기 내부를 뜯어본 결과, 저수조에는 검은색과 흰색의 이물질이 가득했다. 얼음 칸에도 검은 색의 이물질 가루가 덮여 있었다.

사실 청호나이스는 그동안 정수기 속을 확인하겠다는 고객들의 요구에 ‘고객 앞에서는 분해할 수 없다’ 내규를 앞세웠다. 문제가 되는 제품이 있을시 공장에 입고해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 소비자의 요구와 언론사의 취재압박에 고객 앞에서 정수기를 분해하고 내부를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청호나이스 측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에 대해 고객 앞에서 내부를 분해했다고 해서 놀랐다”며 “무슨 이유로 입고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해했는지는 자세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내부 이물질을 확인한 A씨는 직접 이물질을 수거해 관련단체에 성분검사를 의뢰했다. 의뢰한 결과, 이물질은 ‘물 때 세균 덩어리’로 판명났다.

청호나이스 측도 이물질에 대해 인정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이물질이 나온 것을 소비자와 엔지니어 모두 확인했다”며 “관리부분에 있어서 미흡하거나 다양한 사유로 이물질이 생긴 것 같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와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회사내규에 맞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내규에 따른 대응책은 제품수리, 제품교체, 거래취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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