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 새 기준서 소비자에 적게는 1000억원, 많게는 1조원 이상 혜택"
일각 "은행이 가산금리 올릴 수 있어 새 기준 체감 효과는 떨어질 수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5일 오후 '가계부채관리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존 코픽스(COFIX·자본조달비용지수)보다 27bp(1bp=0.01%포인트) 가량 낮은 새로운 대출 기준금리가 7월부터 시행되는데 대출금리가 그만큼 인하될 경우 연간 적게는 1000억원, 많게는 1조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오후 '가계부채관리 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 22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 개선방안’과 관련해 발표 다음날인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금융위가 기준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을 바꿔서 저도 변동금리가 약 0.2% 정도 혜택 볼 거라는 보도를 봤는데 굉장한 것”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자세한 설명을 해줄 것”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최 위원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새로운 코픽스 도입 등 대출금리 개선방안은 은행권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마련됐다"며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소비자의 알 권리가 크게 향상되고 대출금리 산정의 투명성과 합리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의 발언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다. 금융 소비자 이자 부담 축소 범위다. 소비자 혜택의 추정 최솟값(1000억원)과 최댓값(1조원)이 10배 차이가 난다. 새 기준 코픽스를 도입한 이후 예상되는 시장 반응을 정확히 추정하기 어려운 만큼 예상 범위의 폭도 큰 것으로 보인다.

한 언론 매체 보도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자절감의 최소 규모는 기존 잔액기준 코픽스에 연동한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연간 신규 규모가 36조원이었다는 점을 들어, 이런 신규 대출이 모두 새 코픽스 상품으로 돌아설 경우를 가정해 추산했다. 이럴 경우 금리가 0.27%포인트 낮아질 때 약 1천억원의 금리혜택이 발생한다.

또 이자절감의 최대 규모는 기존 잔액기준 코픽스에 연동하는 변동금리 가계대출의 절반가량(235조원)과 기업대출의 30%가량(167조원)이 대출 갈아타기에 나설 경우 연간 금리혜택 규모가 1조800억원에 이른다는 점 등을 반영했다. 이럴 경우 혜택 최대치는 1조4천억원 정도이지만 이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이용자의 금리혜택을 모두 합친 것으로, 가계대출만 봤을 때 혜택 최대치는 7000억~8000억원 수준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한편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한 이번 개선 방안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여지는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새 코픽스가 낮아지면서 그만큼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져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상향 조정해 이에 대출금리가 낮아지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최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부당하게 조정하는 등 제도 개선의 취지가 훼손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며 "제도 개선이 차질없이 추진돼 금융소비자들이 은행에 박수를 보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 소비자인 차주들이 새 기준 코픽스와 연동된 대출상품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갈아탈지도 아직은 확실치 않다.

최 위원장은 "새 코픽스가 시범실시되면 은행들은 그에 맞춰 새로운 상품을 미리 준비하고 7월부터는 일선 지점에서 대출상품을 취급할 때 새로운 코픽스 연동 상품을 적극 소개해달라"고 강조했지만 향후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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