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당기순이익 줄어드는데 '배당성향' 매년 상승
지난해말 실시된 세무조사…오너일가 내부거래 조사 가능성↑

국내 믹스커피 시장을 일으킨 동서그룹이 이익하락에도 불구하고 오너일가들과 고액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믹스커피 시장을 일으킨 동서그룹이 이익하락에도 불구하고 오너일가들과 고액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믹스커피 시장’을 이끌어온 동서식품의 지주사 (주)동서가 올해에도 오너일가들과 고배당 잔치를 벌였다. 최근 원두커피의 대중화로 믹스커피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주주들의 배당성향은 해를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서는 지난해 보통주 1주당 7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현금배당금 총액은 690억원으로, 배당성향은 57.5%에 달했다.

동서의 배당성향은 해마다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 54.7% △2016년 55.9% △2017년 56.6% △2018년 57.5%의 규모로 이어졌다. 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이 3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동서의 높은 배당성향은 감히 ‘고배당’이라 일컬을 수 있겠다.

물론 배당금이란 주주들에게 매출 성장에 따른 이익으로, 주주들에게 돈을 배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서의 ‘고배당’ 문제는 본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 수익이 떨어졌음에도 주주들이 자신의 주머니만 채우기 급급한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에 지적을 받고 있다.

동서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5년 5094억원 △2016년 5138억원 △2017년 5591억원 △2018년 5635억원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5년 488억원에서 2016년 456원억으로 하락했다가 2017년 477원억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나 싶었지만, 2018년 432억원으로 마무리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5년 1250억원에서 2016년 122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2017년에 1261억원으로 오르며 주춤 상승했지만 2018년 1199억원으로 최근 4년 내에 가장 낮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동서그룹은 오너일가의 지분 비중이 절대적인 구조를 띄고 있다. 올해 1월 2일 최대주주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 김상헌 동서 고문 18.56%, 차남 김석수 현 회장 19.36%, 김상헌 고문의 장남 김종희 전무 11.60%, 김 전 고문의 부인 한혜연 3.61%, 장녀 김은정 3.76%, 차녀 김정민 3.51% 등의 지분구조로 이뤄져 있다.

오너일가의 높은 지분으로, 최근 12년간 이들이 받아간 배당금만 3970억원에 달한다. △2007년 160억원 △2008년 181억원 △2009년 201억원 △2010년 240억원 △2011년 272억원 △2012년 323억원 △2013년 367억원 △2014년 402억원 △2015년 444억원 △2016년 448억원 △2017년 466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지난해 결산배당에 따르면 2018년 464억원을 챙긴다.

뿐만 아니라 동서는 8개 보유사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동서는 동서식품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미가방과 동서식품(50%), 동서유지(50%), 동서물산(62.50), 성제개발(100%), 디에스이엔지(50%), 동서실업(100%), 동서음료(66.0%)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동서는 모든 계열사에 5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어 계열사의 수익은 곧 동서로 이어져 일감몰아주기, 혹은 재산 불리기에 집중된 모습이다. 특히 성제개발은 내부거래비중이 높아 비난을 받은 바 있다. 2017년 경제개혁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성제개발의 2014년 내부거래 비율이 43.78%이며, 2010~2014년 평균 내부거래비중이 65.15%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동서그룹은 2017년 7월 성제개발 지분 56.91%를 사들여 지분 100%를 인수했다. 하지만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동서그룹이 의식하고 그룹 차원에서 인수를 통해 책임을 회피하고자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매년 불거지는 오너일가의 고배당 논란에, 동서는 지난해 10월 서울국세청 조사1국의 세무조사도 받았다. 당시 세무조사는 2013년 세무조사에 이은 정기세무조사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동서그룹의 오너일가 고배당 문제 지적을 위한 조사가 아니냐는 풀이도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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