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포트폴리오 다각화' 한화그룹 VS '하나 카드 덩치 불리기' 하나금융
'몸값 올리기' 롯데 "매각사와 전략적 제휴"…은근한 메시지에 후끈 달아오를 2파전 예상

롯데카드 인수전에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가 출사표를 던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롯데카드 인수전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2017년 10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오는 10월까지 금융계열사를 매각해야한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인수 예비입찰에 한화그룹, 하나금융지주 등 10여개 업체가, 롯데손보 예비입찰에는 사모펀드를 비롯한 6∼7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비입찰이 마무리되면 앞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롯데 금융계열사를 검토해왔으며 하나금융도 인수 자문사로  UBS를 선정해 입찰을 준비해왔다.

한화그룹이 이번 롯데카드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에 카드사를 더해 금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하나금융은 기존 하나카드에 롯데카드를 더해 덩치를 불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하나금융의 비은행권 역량 강화도 노려볼 수 있다.

롯데 금융계열사 예비입찰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이번 손보와 카드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KB와 신한은 다음 달 12일 열릴 롯데캐피탈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방침과 업황 부진으로 롯데카드 인수가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31일 언론에 "롯데카드를 매각하면서 우리도 가능하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가져가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롯데카드 인수 시 롯데그룹 내 유통 회사로부터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은근한 메시지 던져 롯데카드의 몸값을 띄우는 동시에 롯데 측의 유통 회사들 역시 카드사와 전략적 제휴를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롯데 금융계열사 예비입찰이 마무리되면 앞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전(戰)장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시장에선 롯데카드를 포함한 금융계열 3사의 가치를 모두 합칠 경우 2조원대 중반 가격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본입찰은 3월 이후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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