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100대 개혁 과제, '식량사업 본격화'를 위한 교두보 구축
13일 우크라이나 오렉심 그룹과 연 250만톤 처리 규모의 곡물터미널 지분 75% 인수 계약
신흥 식량 수출 강국인 우크라이나산 곡물 조달의 획기적 전기 마련 및 '국가 곡물조달 시스템 구축'에 기여

포스코대우가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곡물 수출 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했다. 사진 왼쪽부터 오렉심 그룹(Orexim Group) 유리 부드닉(Mr. Yuri Budnyk) 회장, 포스코대우 김영상 사장 / 사진=포스코대우
포스코대우가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곡물 수출 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했다. 사진 왼쪽부터 오렉심 그룹(Orexim Group) 유리 부드닉(Mr. Yuri Budnyk) 회장, 포스코대우 김영상 사장 / 사진=포스코대우

국내 민간기업이 해외 소재 곡물 수출터미널을 운영해 수입에 의존했던 곡물 수급 관련 조달시스템 구축으로 국가 식량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대우는 13일(현지시간 12일) 우크라이나 물류기업인 오렉심 그룹(Orexim Group)과 지분 75% 인수 계약을 체결해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에 소재한 곡물 수출터미널의 운영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개최된 서명식에는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과 유리 부드닉(Mr. Yuri Budnyk) 오렉심 그룹 회장이 참석해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대우에 따르면 이번 해외 곡물 수출 터미널 운영권 확보는 지난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100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발표된 '식량사업 육성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운영권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세계적인 식량 파동에 대한 대응과 함께 국내 식량수급 안정화 등 '국가식량안보'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쌀을 제외하고 10% 미만인데 대부분의 곡물 수급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옥수수와 밀의 자급량은 1%대로 2017년 기준으로 옥수수는 약 1천만톤, 밀은 약 5백만톤을 수입했다. 

이는 기후 변화와 작황 문제 등에 따라 심각한 수급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대우 측은 국내 민간기업이 해외 수출 터미널의 운영권을 확보했다는 것이 글로벌 곡물 트레이더로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국내 식량안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 터미널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최대 수출항 중 하나인 미콜라이프 항에 소재하고 있으며 올해 7월 준공되면 연간 250만톤 규모의 출하가 가능하다. 

포스코대우는 이번 계약을 통해 우크라이나 생산 곡물의 수매, 검사, 저장, 선적에 이르는 단계별 물류 컨트롤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제반 리스크를 줄이면서 개별 수요가의 요구에 맞춰 효율적으로 재고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물류기업인 오렉심 그룹은 우크라이나에서 해바라기씨유 수출 분야에서 선적 점유율 30%를 차지해 2017년에는 140만톤을 수출했던 1위 기업으로 현재 미콜라이프 항에 식용유지 전용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렉심 그룹은 하역업 2개사, 물류업 2개사를 운영하고 있는 현지 유력 종합물류회사다. 

우크라이나는 식량 생산량이 2007년 4000만톤에서 10년 후인 2017년 7700만톤으로 약 2배로 늘었고, 수출량은 같은 기간 850만톤에서 4300만톤으로 약 5배 증가한 신흥 수출 강국이다. 

옥수수와 밀 수출은 각각 세계 4위와 6위에 랭크돼 있다. 

미국 농무성(USDA) 자료에 따르면 2027년엔 약 7500만톤의 곡물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돼 전 세계 주요 곡창지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전체 곡물의 약 90%가 흑해 항만을 통해 수출되고 있으며 이 중 최대 물량인 22.3%가 미콜라이프 항에서 수출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미 진출한 곡물 메이저 회사인 미국의 카길(Cargil), 스위스의 글렌코어(Glencore) 등 외에도 중국의 중량집단유한공사(COFCO)와 같은 세계적인 곡물기업과 스미토모(Sumitomo) 등 일본종합상사도 우크라이나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비유전자변형(Non-GMO) 곡물에 대한 선호 및 물류 효율성 증대로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아시아향 수출량이 확대되고 있어 우크라이나 정부는 노후 저장 시설 개선 및 곡물 전용 수출 터미널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조기에 연 1500만톤을 취급하는 한국 최대의 식량자원 기업을 목표로 농장-가공-물류 인프라에 이르는 식량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서의 터미널 인수가 그룹의 100대 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대우는 지난 2010년 대우그룹 계열의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해 이후 2016년 3월 현재 사명인 '포스코대우'로 변경했다. 

포스코건설, 포스코컴텍 등 포스코 계열사들의 사명이 통상적으로 '포스코+업종' 형태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새 사명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포스코대우의 사명 변경은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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