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지급준비금을 규정보다 적게 적립해 과태금 157억원 폭탄을 맞았다.

한국은행은 15일 하나은행이 외화 당좌예금에 지급준비율을 낮게 적용해 95개월간 지급준비금을 규정보다 적게 적립함에 따라 지난해 10월 말 과태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증권사 등의 외화예금은 지급준비율이 7%인데 하나은행은 이를 외국환은행 예금으로 잘못 분류해 1%만 적용했다.

지급준비금이란 은행이 예금자들의 인출 요구에 대비해 예금액의 일정비율 이상을 중앙은행(한은)에 의무적으로 예치토록 한 지급준비제도에 따라 예치된 자금이다.

한국은행 법에 의하면 한은은 은행에서 매월 지급준비금보고서를 받고, 지급준비금이 규정보다 적으면 해당 기간 평균 부족 금액의 50분의 1을 과태금으로 부과한다.

한은은 "2013년과 2017년에 하나은행을 검사했는데 처음엔 규모가 작아서 알기 어려웠고 두 번째는 놓쳤다가 지난해 4월부터 외화예금을 분석하던 중에 오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옛 외환은행 시절인 1999년부터 당시 종금사에도 지급준비율을 잘못 적용했으나 이는 규모가 작다"며 하나은행 오류가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한은은 "지급준비금 관련 규정을 숙지해 보고서를 정확히 작성하고 부족 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은행 업무"라며 정확히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한은은 "지난해 5∼6월 모든 시중은행을 일제 점검했으나 다른 곳에서는 문제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이 과태금 157억원을 작년 실적에 충당금으로 계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행정소송을 통해 과태금이 적정하게 적용됐는지 다퉈 보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측은 "지급준비금 산정에 오류가 있던 것은 사실이나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며 "과태금을 면제·감액할 근거 규정이 한은에 없다고 하니 법원에서 과태금 적용 기준의 적정성을 검토하고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