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톤, 영업익 5억원으로 삼천리자전거 앞서
삼천리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주력할 것"

40년 가까이 국내 자전거 시장 선두주자를 달렸던 삼천리자전거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만년 2위에 머물렀던 알톤스포츠가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자전거 시장 내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자전거 시장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던 삼천리자전거가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1위의 자리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삼천리, 영업익 ‘손실’로 전환…마이너스 175억원

21일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삼천리자전거의 매출액은 796억원이다. 전년 대비 약 28% 가량 줄어드면서 7년 만에 매출 규모가 1000억원 밑으로 하락했다.

영업이익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삼천리자전거는 마이너스 175억원을 남기면서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삼천리자전거가 영업손실을 전환된 것은 2001년 마이너스 21억원을 기록한 이후 17년 만이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미세먼지로 인한 아웃도어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것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삼천리관계자는 “지난해 3월에도 눈이 오고 그 뒤로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자전거 시장이 위축됐다”며 “다른 아웃도어 업계 가운데 3년 전부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곳도 있는데 우리는 지난해 적자로 전환됐다. 올해에는 다시 성장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알톤스포츠 '니모 FD' 제품
알톤스포츠 '니모 FD' 제품

알톤, 효자상품 ‘니모 FD’로 영업익 흑자 전환 성공

삼천리자전거의 주장과는 달리 경제침체와 미세먼지 등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알톤스포츠는 승승장구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알톤스포츠의 연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50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에서도 5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적자의 고리를 끊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처음으로 영업이익에서 삼천리자전거를 앞지른 것이다.

또 213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손실도 1년 사이 마이너스 3억원으로 급감했다.

알톤스포츠는 “비용절감과 매출채권 회수로 인해 손익효과를 볼 수 있었다”며 “수출과 스마트모빌리티 제품의 매출 증가가 큰 이익을 얻게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알톤스포츠는 접이식 자전거 ‘니모 FD’가 효자 상품으로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니모 FD는 8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과 동시에 높은 기동성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에 지난해 3월 내놓은 물량이 3주 만에 다 팔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천리자전거도 20인치 접이식 전기자전거를 내놨지만 알톤보다 4개월가량 늦었다”고 말했다. 니모 FD가 시장 선점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것이다.

한편 삼천리자전거는 현재 알톤스포츠의 추격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신제품 출시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 1월 신제품 발표회에서 가격을 60만원대로 낮춘 전기자전거 ‘팬텀이콘’을 공개했다.

삼천리관계자는 “전기자전거가 대중화있는 반면 가격대가 높아 젊은층 사이에서 진입장벽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20대의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만 담아 심플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 전기자전거 라인업도 13종으로 넓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천리관계자는 “올해 전체 자전거 라인업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할 뿐만 아니라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성장에 맞춰 적극적인 마케팅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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