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채용비리 몸통 함영주 행장, 연임은 커녕 법의 심판으로 단죄해야한다"
노조의 함 행장 연임 반대에도 사측은 모르쇠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KEB하나은행 노동조합이 함영주 행장에 대해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피고인 점을 지적하며 함 행장의 연임을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함 행장이 임기 중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은행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도 성명서를 내고, 채용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함영주 행장은 연임은 커녕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나은행은 내달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행장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조와 그 산하 노조 하나은행 지부는 한목소리로 함 행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고 사측은 노조의 비판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함 행장의 연임을 놓고 노사간 진통이 예상된다.

KEB하나은행 노조 "KEB 하나은행 미래를 위해 함영주 행장 연임 반대한다"

KEB하나은행 노동조합은 25일 'KEB 하나은행 미래를 위해 함영주 행장 연임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을 내고 "노동조합은 KEB 하나은행의 미래를 위해 함 행장의 연임을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 밝혔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함 행장은 재임 기간 동안 갖가지 인사전횡을 일삼으며 조직 내 분열을 초래해 왔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의하면 함 행장은 자신의 고교 후배인 2년 경력의 초임 지점장에 대해 임금피크 적용 유예 판단을 하거나, 지점장 근무기간이 고작 2년도 되지 않고 인사위원회의 징계 중인 자를 상벌 규정까지 위배해가며 본부장 직무대행 자리에 앉혔다.

또 노조는 채용비리와 관련 함 행장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채용에 수시로 개입했고, 남녀 합격자 비율을 4:1 로 정해 채용절차를 진행하도록 지시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노조는 함 행장이 재판 중 유죄가 확정돼 은행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함 행장이 스스로 물러나길 희망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私)인으로서 함 행장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함 행장이 조직의 수장으로서 지위를 남용한 잘못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비판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함 행장이 임기 중 유죄가 확정될 경우, CEO 리스크로 은행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이 우려되는 만큼 함 행장 스스로가 아름답게 물러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다음 달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하나은행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노조는 "현재로써는 함 행장의 연임 여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함 행장이 연임되면 노조는 구체적인 행동을 계획하겠다"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조 "채용비리 몸통 함 행장, 법의 심판으로 단죄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

이날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도 "채용비리 몸통 함영주 행장, 연임은커녕 법의 심판으로 단죄해야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함 행장의 연임을 강하게 반대했다.

허 위원장은 "부당한 청탁을 들어주기 위해 은행장의 지위를 사사로이 이용한 자"라며 "지금이라도 즉각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인물이지, 신뢰가 생명인 은행의 수장을 연임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런 채용비리가 가능했던 것은 바로 그가 행장이었기 때문"이라며 "사익을 위해서라면 은행에서의 공적인 지위를 악용하는 것도 불사하는 비도덕성, 성별 혐오에 기반한 적극적인 차별을 인사상 필요성으로 합리화시키는 독단성을 가진 그가 행장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지시가 내려졌고 그러한 범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실행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노조는 함영주 행장의 연임을 강력히 반대하며 함 행장 스스로 연임을 포기하고 법원의 심판을 받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또한 그를 반드시 후보 선정에서 배제해야 한다. 그것이 청년들에게 지은 죄를 조금이나마 갚는 길"이라고 말했다.

함 행장 재판은 현재 진행형

한편 함 행장은 인사청탁을 받고 9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와 남녀 직원의 비율을 임의로 조작해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세워졌다.

앞서 공개된 함 행장의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함 행장은 자신의 지인 자녀와 지인의 조카가 하나은행 신입직원 채용과정에 지원했으니 '잘 봐달라'라는 부탁을 받고, 인사부장에게 해당 지원자를 '잘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이들의 점수는 조작됐고 합격자 명단에 그 이름을 올렸다.

또 합숙면접에서는 관리 대상 지원자가 꼴찌를 했는데도 전형을 통과한 사례도 있었으며, 해외대학 출신들을 따로 추려 합격자를 따로 선정하는 등 당초에 없던 전형을 새로 만들어 합격자 명단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공소장에는 함 행장이 "남자직원을 더 많이 뽑으라" 고 지시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검찰은 지난 2013년 하반기 신입채용에서 서류합격자 비율을 '남녀 4:1'로 정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남성 지원자를 합격시킨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를 함 행장에 두고 있다.

노조가 반대해도 사측은 '모르쇠'

전국금융산업노조와 그 산하 하나은행 지부가 한목소리로 함 행장의 연임을 반대해도 사측은 모르쇠로 무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성명과 관련 사측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하나은행 측은 답변을 전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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