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넷마블 3대주주·카카오 2대주주로 국내 반중감정과 위기론 때문에 직접 인수는 어려워

넥슨 매각 입장을 밝힌 김정주 NXC 대표 / 사진=넥슨
넥슨 매각 입장을 밝힌 김정주 NXC 대표 / 사진=넥슨(NXC)

게임업계 1위인 넥슨 매각설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최근 M&A 시장에서는 국내 단일 게임업체로서 최대어라는 사실만으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1일 넥슨 예비입찰에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넷마블과 카카오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은 지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였고 인수 참여에 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넷마블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공개할만한 구체적인 내용이 수립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과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등 경영진이 '인수 검토' 의사를 밝힌 가운데 게임업계는 카카오가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도 "아는 바 없다"고 관련 사실에 대해 언급을 꺼렸고 경영진의 판단 몫이라고 전한 바 있다. 

넥슨의 기업가치는 10조원으로 추정돼 매각대금을 마련하려는 인수 기업의 진행상황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대표적 게임업체인 텐센트가 인수 기업으로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국내 게임산업 보호'라는 명목 아래 현재는 국내 게임업체로의 인수가 유력하다. 

인수 의지를 피력한 넷마블은 지난 14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자체 현금과 재무적 투자자 유치, 일부 차입만으로 (인수 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비쳤다. 

넷마블과 카카오 모두 현금성 자산이 1~2조원에 불과한 것을 고려할 때 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을 충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룰 확률이 높고 특히 MBK파트너스의 경우 가용 현금자원이 약 17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서장원 넷마블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자체 현금과 재무적 투자자 유치, 차입 등으로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카카오는 현금성 자산은 넷마블과 비슷하나 단기차입금이 7500여억원, 장기차입금이 400여억원 등 부채가 상당해 자금 충당과 관련해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업계는 최근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모빌리티·인공지능·블록체인 등 신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한 부분을 지적하며 새롭게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는게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을 내놨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에 대해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증자 등 투자할 금액이 많아 가용 자금을 넥슨에 투자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며 "다른 사모펀드들과 손잡거나 금융사들의 유동자금을 활용하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김정주 넥슨 대표와 서울대 동기이면서 1세대 게임벤처 창업가라는 공통점이 있어 지난 1999년 한게임(현 NHN엔터테인먼트)을 창업했던 이력과 함께 입찰 참가에 열의를 보였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는 게임산업 규제에 대한 피로를 호소하며 다른 신사업에 전념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며 넥슨 매각 의사를 발표했다. 

김 대표는 입장을 밝히면서 "25년 전 넥슨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우리 사회와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일해 온 직원들이 함께 어우러진 좋은 토양 속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오늘까지 왔다"며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껏 약속드린 사항들도 성실히 지켜나가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게임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어떤 의중을 가졌는지는 자신만이 알겠지만 넥슨이 국내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매각에 심사숙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NXC 대표는 자신과 부인인 유정현 NXC 감사,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가 보유한 지분 98.64%를 매각 매물로 내놨다. 

NXC는 일본 상장법인 넥슨재팬의 최대주주(47.98%)이며 넥슨재팬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넥슨 매각에 따라 현재 일하는 직원들의 고용 보장과 관련해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는 "매각 이슈로 인해 수많은 넥슨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이 흔들리고 있다"며 "행동해야 할 때가 온다면 넥슨 노동조합은 그 어떤 갈림길에서도 오로지 고용안정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넥슨 노조는 지난 13일 '노조 활동 보고 및 이후 계획에 대하여'라는 글을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하면서 단체협약의 3대 과제로 포괄임금제 폐지 및 휴식권 보장, 고용 안정, 공정하고 투명한 부의 재분배를 꼽았다. 

이외에도 매각이 장기화될 경우 김 대표의 탈세 논란이 부각될 우려도 있어 매각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거란 관측도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12일 김 대표가 해외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조세를 포탈한 경위를 들어 김 대표와 NXC를 포함한 14인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재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며 진행 상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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