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노조, 4일 발표한 성명서 통해 함 행장 사퇴 확인
노조 "새 행장, 과거의 악폐습을 반복하면 비판·견제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 강한 의지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함 행장은 지난달 2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스스로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현재 함 행장은 청탁을 받고 신입행원을 부정채용했다는 업무방해 혐의와 남녀 비율을 임의로 조작해 남녀 신입 행원을 채용했다는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를 받고 기소돼 재판을 진행 중이다.     

채용비리 혐의로 형사 재판에 세워진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스스로 행장 연임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금융감독원과 노조 그리고 여론은 모두 한목소리로 함 행장의 연임을 반대해 왔다.

하나은행 노조는 4일 발표한 '차기 행장 내정자는 악습과 폐습을 극복하고 정도경영과 포용의 리더쉽을 발휘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함 행장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스스로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15년 9월 초대 통합은행장으로 취임했던 함 행장은 3년 6개월만에 행장직에서 물러난다.

노조는 "지난달 25일 성명서를 통해 '진정으로 KEB 하나은행 조직과 직원들을 사랑한다면 스스로 연임을 포기할 것'이라 말한지 사흘 만이며 이 결단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함 행장이 연임을 포기함에 따라 하나은행 임추위는 차기 행장 후보로 지성규 글로벌사업그룹 그룹장(부행장)을 단독으로 내정했고, 향후 주주총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지 내정자는 새 행장으로 부임한다.

노조는 "채용비리 사태의 여파로 갑작스럽게 함 행장이 사퇴하는 만큼 은행 내부적으로는 불안정한 조직 상황과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는 상황에서 새롭게 하나은행을 이끌어갈 차기 행장 내정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차기 행장 내정자는 무엇보다 도덕성을 갖추고 흔들림 없는 정도경영을 통해 채용비리 은행, 금감원 제재 최다 은행이라는 실추된 이미지를 벗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은행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인터넷 전문은행 경쟁 가속화 등으로 은행권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시장 여건에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하는 실력 있는 은행장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인사·급여·복지 제도 통합 원년인 올해부터 향후 2~3 년간은 제도를 개선하고 보완하면서 직원들간 화학적 통합을 이루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읶 만큼 포용의 리더십을 적극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조는 "노동조합은 새로운 행장이 정도경영을 통한 탁월한 경영을 선보이고 화합과 포용의 사람 중심의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적극 협력하겠지만 과거의 악습과 폐습을 반복하며 하나은행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길로 달려간다면 단호히 채찍질을 가하며 비판과 견제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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