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 측 "실손보험 판매 건수 적어 위험직군 유입률도 낮은 경향" 해명

생명보험업계의 위험직군 실손의료보험 가입비율이 10%를 밑도는 가운데 그 중 ABL생명의 가입비율이 가장 낮아 대리운전 기사, 외벽 청소원 등 고위험 직군 노동자 등의 보험 가입에 차별를 뒀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1일 생명보험협회 위험직군 실손의료보험 가입현황을 보면, ABL생명은 전체 13개 생보사 중 위험직군 가입비율이 가장 낮은 보험사로 전체 실손의료보험 신계약 건수 중 위험직군 가입비율이 0.2%에 불과했다. 가장 비율이 높은 생보사와 8%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실손의료보험이란 병ㆍ의원 및 약국에서 실제 지출한 의료비 중 최대 90%까지 보상하는 보험으로, 흔히 실손보험이라 약칭한다.

보험개발원은 직업등급표에 상해위험등급 D와 E등급으로 고위험 직군 257개를 분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D등급에는 특전사, 경찰특공대, 교통경찰, 소방관, 용접공, 마술사 등이 포함되며 E등급에는 대리운전 기사, 헬기조종사, 격투기 선수, 전문 산악인, 스턴트맨, 곡예사, 선장, 오지탐험가, 동물 조련사, 외벽 청소원 등이 해당된다.

이에 따라 ABL생명이 위험한 일을 하며 실질적으로 실손의료보험이 필요한 노동자들의 보험 가입에 있어 차별을 뒀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ABL생명 관계자는 "실손보험 판매 건수가 적기 때문에 위험직군 유입률도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위험직군 가입을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현황에 따르면 위험직군 가입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생명으로 8.2%의 가입율을 보였지만 이 마저도 10%에 채 미치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 ABL생명이 0.2% 비율로 가장 낮은 가입률을 보였고 그 다음 순위는 0.7%의 DB생명이었다. KB생명(1.1%)과 동양생명(1.2%),미래에셋생명(1.7%), KDB생명(3.3%), 흥국생명(3.6%)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농협생명(6.5%), 교보생명(6.7%), 신한생명(7.8%), 삼성생명(8.2%), 한화생명(8.7%)이 그 뒤를 이었으나 이들도 10%를 넘지 못했다.

가입 거절직군 수로는 DB생명이 1위를 차지했다. DB생명은 153개 가입 거절 직종을 자체적으로 정하고 있었다. 보험개발원이 분류해 놓은 전체 위험 직군 257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KDB생명도 144개, ABL생명도 74개의 고위험직군을 가입거절직군으로 정하고 있었다.

업계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생명보험사가 가입 거절 직종을 차제척으로 정하고 가입자의 직무상 위험평가와 과거 병력 등을 종합으로 고려해 가입을 거절하는 것은 생보사 고유의 권한"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실손의료보험이 필요한 직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보험의 혜택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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