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학원 업계 관계자, 현직 승무원 친분 이용해 정보 캐내기 쉬워질 것"
제주항공 관계자 "특정인에게 높은 점수 주더라도 합격할 가능성 낮다"며 공정성 상실

제주항공이 신입사원 면접에서 임원진 면접을 진행하지 않는다. 이에 1·2차에 부사무장, 현직 팀장급이 면접관으로 참석하는 가운데, 일각에서 면접의 공정성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이 신입사원 면접에서 임원진 면접을 진행하지 않는다. 이에 1·2차에 부사무장, 현직 팀장급이 면접관으로 참석하는 가운데, 일각에서 면접의 공정성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이 2019년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면접관들의 공정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항공이 임원면접을 없애고 부사무장·현업 팀장급들을 면접관으로 참여하도록 하면서, 채용절차에 대한 내부사항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0월 하반기 채용에서부터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임원진 면접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은 본사 공식영상 채널 'JJ여정클럽'을 통해 올해 상반기 채용 면접에 대해 설명했다.(사진-JJ여정클럽 영상 캡처)
제주항공은 본사 공식영상 채널 'JJ여정클럽'을 통해 올해 상반기 채용 면접에 대해 설명했다.(사진-JJ여정클럽 영상 캡처)

이에 제주항공은 지난 11일 자체 공식영상 채널 'JJ여정클럽'을 통해 면접절차에 대한 방식을 다시 한번 더 공지했다. 영상에서는 '다른 항공사와 1·2차 면접에 다른 점이 있다던데'라는 준비생들의 질문에, 현직 승무원은 "1차 면접에서는 부사무장급 사람들이 면접을 보고 2차 면접 같은 경우에는 현업 팀장이 면접을 본다"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승무원 학원 관계자들과 준비생들은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차 면접에서 인사팀 관계자 없이 현직 선배들이 면접관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경력이 15년차 정도 돼야 사무장이 되는데 제주항공은 타항공사에 비해 기준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럴 경우 SNS나 승무원 학원 업계에서는 '내 친구가 면접관이다'라는 식으로 면접에 대한 정보가 쉽게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며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불안감만 돌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본지가 지난 7일 보도한 <'동등한 기회' 제공한다던 아시아나항공…현직면접관, 학원 설명회에 등장?>의 내용처럼, 전직 승무원이었던 학원 강사들은 인사팀 혹은 면접에 참여하는 관계자와의 친분을 이용해 채용에 관련된 고급정보를 빼내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다. 제주항공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면접장에서 아는 사람이 면접을 보러 올 가능성도 낮을뿐더러 '다대 다 면접'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면접관 한 명이 특정인에게 높은 점수를 주더라도 합격할 가능성은 낮지 않느냐"며 "이는 어떤 기업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면접관들이 외부에 면접에 대한 주의사항을 조언 차원에서 전할 수 있다.  채용과 관련된 '팁'과 실제 면접장에서 '점수'를 주는 것은 완전히 다른 부분이다. 합격여부가 단 1점차이로도 분명히 갈리기 때문에 면접의 공정성에 대한 경각심을 잃은 안일한 태도는 승무원 지망생들에게 불안감만 더욱 키울 수 있다.

제주항공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겨누며 항공사 업계 'TOP 3'을 차지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성장에 따라 승무원 준비생들 가운데에서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항공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하반기 공채 때는 무려 1만여 명이 지원을 했으며, 객실승무원 입사경쟁률은 100대 1에 달했다. 현재 진행 중인 공채 경쟁률도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의 승무원 채용과정이 지금의 상태로 진행된다면 지난 아시아나항공 사태와 같은 결과를 야기할 것이 분명하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의 계열사이다. 이같은 심각성에도 애경그룹 관계자와의 통화에서도 "아는 내용이 없다"는 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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