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곧 그 사람, 신념과 의지 담아야 말 잘하는 사람”
“정치인 안철수 1순위, 스피치 교육받아야”

임정민 대표는 "말은 곧 그사람 자체"라며 스피치 교육의 새로운 가치를 열고 있다.
임정민 대표는 "말은 곧 그사람 자체"라며 스피치 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곧 그 사람 자체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의지 등을 말에 담아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은 결국 ‘나’의 존재를 알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스피치)이야말로 관리하고 능력을 키워야하는 가치 있는 일 중 하나입니다.”

임파워스피치 임정민 대표(38)의 인터뷰가 진행된 12일, 이 날은 그녀의 생일날이다. 직장사람들에게 업무시간에 생일 챙기고 하는 게 어디 있냐고 흘린 그녀의 빈말에서 ’프로‘의 내공이 느껴진다.

임 대표는 서울여대 언론영상학과를 졸업하고 각종 케이블 방송에서 리포트와 방송 캐스터, 아나운서 등을 거친 그야말로 말에 대한 중요성을 익힌 고수였다.

“실제 방송사에서 3~4년을 보내면서 아나운서 일이 작가가 써준 글을 읽고 PD의 지시에 의해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게 저랑은 맞지 않았습니다. 미리 짜고 맞춰져야하는 것이 생각하고 의지가 있는 ‘나’는 없고 그냥 맞춰진 소품같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찾은 것이 교육 부분이었습니다.”

임 대표는 말을 못해 취업이나 사회생활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절실함을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서 희망을 찾았다. 아픔을 겪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도움을 주는 삶이 보람되고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이후 개인사업자를 내고 스피치 학원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2012년이다.

“일반적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목소리와 발음이 좋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말재주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말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하나같이 자신의 생각과 신념이 확고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과 경험, 지식 등을 효율적으로 전해줄 수 있고 정리가 잘 되어 그 어떤 자리에서도 당당하게 말 할 수 있어야합니다. 설사 발음이 꼬이고 흐름이 삼천포로 살짝 빠져도 상관없는 거죠.”

임 대표는 은행, 증권사, 변호사, 의사, 정치인 등 신뢰감을 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스피치 교육은 필수라고 말한다. 특히 정치인 안철수 같은 사람은 반드시 스피치 교육을 받아야할 사람이라며 “초딩 수준 같다는 것이 지식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대로 주위상황에 맞게 말을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피치 교육은 예체능과 같습니다. 이론으로 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해봐야합니다. 요리책 10번 본 것보다 한 번이라도 요리해본 경험이 훨씬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그녀의 교육부분은 간단한 표정과 제스처 등 바디랭귀지와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중요 포인트인 ‘아이 컨택’에서 출발해 목소리와 말투 및 톤의 차이와 실질적인 내용에서 전달하려는 컨덴츠의 서론·본론·결론 등 구조 및 근거까지 아주 세부적이면서 전문적이다.

입시면접이나 대학4학년 때 취업 면접 등에서 스피치 교육이 필요했던 거와 달리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발표와 토론 수업이 많아지고 회장이나 부회장 선거 등 나서는 자리가 많아져서 다양한 연령대에서 스피치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승무원 채용에 있어 스피치 교육은 가히 폭발적이다. 매년 3~4월에 몰려있는데 13일 저녁 이 당시만 해도 국내 8개 항공사 중 대기업인 대한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 제주항공, 이스타 등 4개사가 진행 중이었다. 곧 대기업인 아시아나 항공도 진행된다고 해서 스튜어디스를 꿈꾸는 학원생과 학원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터였다.

임원장은 '승무원 스피치 교육' 부분에서 스피치 학원과 승무원 학원에서  제일 먼저 도입하게 한 장본인이다.
임원장은 '승무원 스피치 교육' 부분에서 스피치 학원과 승무원 학원에서 제일 먼저 도입하게 한 장본인이다.

“11년 동안 스피치 교육을 하면서 스피치 학원에서 ‘승무원 스피치’ 교육과정을 처음 시도했던 사람이 접니다. 그리고 승무원 학원에서 ‘스피치 교육’이 생기게 한 것도 접니다.”

20대 후반부터 일찍 자신의 삶을 결정하고 ‘주인공’으로서 신념과 철학을 갖고 이끌었던 그녀이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스피치 교육을 할 때는 신뢰감을 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하지만 승무원의 스피치 교육은 다릅니다. 승무원 보이스의 핵심은 친절함입니다. 항공사의 편안한 서비스를 고스란히 승무원을 통해 고객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함으로 전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지금껏 스피치교육에서 개인 코칭한 사람들만 해도 2천명이 넘는다. 보이스가 바뀌는 것에 대해서도 “그 사람의 목소리 퀄리티를 바꾸는 것”이라고 심플하게 말했다.

“승무원에 많이 몰리는 이유는 진입장벽이 일반 대기업에 비해 낮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대학원이나 유학 등 치열한 준비를 하는 것에 비해 전문대 졸업생도 토익 550점 정도에 응시할 수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또 승무원의 이미지가 좋고, 연봉이나 대우 또한 일반 대기업 수준이라 많이들 지원합니다.”

반면에 승무원 출신들이 자신의 경험을 가지고 인터넷 모임 등을 만들어 채용교육에 나서면서 항공사 채용 인사과 사람 및 면접관 등과의 선후배 관계 등을 강조하며 복잡한 과열경쟁을 야기하고 있는데 현재 수 천개의 모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학원도 예외일 수 없는 것이 아시아나 항공과 같은 경우에는 현직 면접관이 한 학원과 함께 수강생을 모집해 설명회를 여는 등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 퇴직당하는 사태까지 불거졌다.

“항공사의 문제가 아닙니다. 퇴직 승무원이 마땅히 일할 곳이 없습니다. 항공사를 나와 승무원 아카데미 강사나 이미지 강사 등을 하지만 페이가 너무 낮습니다. 그러다 보니 승무원을 꿈꾸는 지원자에게 자신의 경험을 가지고 가르치고 더 나은 정보를 얻기 위해 인맥 등을 활용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기고 전문 학원에서도 욕심을 내다보니 결국 공정성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그녀는 정말 승무원을 꿈꾸는 학생이 많다며 많이 뽑아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승무원의 대우에 대해 좀더 항공사가 세심하게 배려해줄 것을 당부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1년에 200~300명을 뽑고 나머지 저비용항공사(LCC)에서는 20~30명이 고작이다 보니 더욱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승무원도 하나의 직업일 뿐입니다. 너무 목메지 말고 안 되면 다른 데 가서 면접 보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조금 여유 있게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인사와 미소, 손 자세, 항공사가 좋아하는 멘트 등에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데, 그런 겉치레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꾸미는 것이 아니에요. 어떻게 임원들을 꾸며서 이기겠어요?”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하지만 현실적으로 하나의 직업일 뿐.

그녀 역시 아나운서로 성공한 것이 아니다. 지금은 과정이지만, 그녀가 거쳐 온 삶의 궤적이  스피치 교육에서 젊은 베테랑 CEO을 만들었다.

“꿈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고 고민해서 승무원 채용에 임하기를 바랍니다. 사실 승무원일이 힘들어 1~2년 만에 그만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많은 스캐줄과 시차적응 등 인내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도 많이 힘듭니다. 최선을 다하되 털어낼 수 있는 용기가 있고 자기 인생이나 비전으로 하나의 커리어로 준비한다면 언제든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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