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네이버 등 불참 의사 밝힌 가운데 금융당국 "티켓 2개 있다"
금융 시장에서 나온 지적, '자금력과 혁신성' 각각 난제 넘어야

인터넷 은행 인가 신청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교보생명, 네이버 등이 불참의사를 밝혀 키움증권 컨소시엄 '키움뱅크'와 신한금융그룹이 참여하는 '토스뱅크', 두 컨소시엄의 2파전 양상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인가 티켓을 최대 2개로 보고 있지만 시장에서 이들 두 컨소시엄에 각각 제기한 '자금력과 혁신성'을 자세히 살피겠다는 입장이어서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은행 인가 신청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교보생명, 네이버 등이 불참의사를 밝혀 키움증권 컨소시엄 '키움뱅크'와 신한금융그룹이 참여하는 '토스뱅크', 두 컨소시엄의 2파전 양상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현재 최대 2개의 인터넷 은행 인가 티켓을 만지작 거리고 있어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인가를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두 컨소시엄이 모두 인가를 받을 경우 국내 주요 4대 시중은행이 모두 인터넷 전문 은행에 뛰어들게 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지난 2015년 '케이뱅크 특혜 의혹'을 의식해 이들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를 면밀히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어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1일 신한금융지주는 간편 금융서비스 '토스'를 제공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함께 인터넷 전문 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19일 키움증권과 하나금융도 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인터넷 전문 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지 않고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영업하는 은행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7년 4월 정식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가 최초의 인터넷 전문 은행이다. 케이뱅크에는 우리은행, KT, GS리테일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어 그해 7월 카카오뱅크가 두번째로 인터넷 전문 은행을 출범했다.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카카오, 국민은행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인가 신청에서 두 컨소시엄 모두 티켓을 발부 받으면 국내 4대 시중은행이 모두 인터넷 전문 은행에 뛰어들게 된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모델을 만드는 등 '은행'을 넘어 진정한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기존 금융사보다는 ICT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핀테크(fintech)'는 용어 그대로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 또는 그런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뜻하며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는 정보 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과 통신 기술(Communication Technology, CT)의 합성어로 정보기기의 하드웨어 및 이들 기기의 운영 및 정보 관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술과 이들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에 기반한 정보의 수집, 생산, 가공, 보존, 전달, 활용하는 모든 방법을 의미한다.

간편송금 앱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주도하고 신한금융그룹이 참여하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자본력이 약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토스뱅크는 비바리퍼블리카가 대주주가 돼 보유할 수 있는 최대 지분율(34%)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인 업체인 비바리퍼블리카느 그정도의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평가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은 인터넷은행 최소 자본금로 250억원을 정하고 있지만 은행의 정상 영업을 위해서는 수년 안에 자본금을 1조원 이상 적립해야한다는 지적이다.

4775억원의 자본금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케이뱅크도 자본확충이 늦어지면서 출범 초부터 현재까지 대출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비바리퍼블리카가 수년 안에 최소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자금 조달 방안은 이미 준비돼 있다"고 자신했지만 비바리퍼블리카가 이 돈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느냐에는 다소 의문 부호가 달린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외부에서 투자를 받아 자금을 마련하고 이 돈을 토스뱅크 밀어 넣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사업계획서를 통해 자금 조달 계획과 투자확약서 등 증빙자료를 철저히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약점은 '혁신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컨소시엄은 키움증권과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등으로 구성됐다. 금융위는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 때 혁신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사업계획서를 꼼꼼히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은행의 취지는 혁신적인 정보기술(IT) 회사가 은행을 만들어 금융혁신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관건은 키움뱅크가 이런 조건에 적합한지 여부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에서는 모기업인 다우기술이 소프트웨어 회사인 만큼 다우기술을 통해 혁신성을 구현한다는 생각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2000년 출범 당시 국내 최초로 지점이 없는 온라인 증권회사로 출범, 혁신적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빠르게 개인투자자를 확보했으며 13년 연속 주식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키움뱅크 인가와 관련해서도 사업 내용을 자세히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키움뱅크는 엄밀히 말하면 IT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은행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며 "사업계획서에서 얼마나 혁신성을 증명해 올지 꼼꼼히 보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최대 2개까지 인가하기로 밝힌 만큼 이대로 두 컨소시엄만 도전하면 두 곳 모두 인터넷은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도 이 두 컨소시엄의 인터넷 전문 은행 사업 적합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두 컨소시엄이 모두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 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 시장에서 제기되는 두 컨소시엄의 약점 '자금력과 혁신성'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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