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에 설치되는 평형수처리 설비(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박에 설치되는 평형수처리 설비(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원장 김웅서·KIOST)은 최근 선박평형수처리설비에 대한 미국 형식승인 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독립시험기관으로 지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선박평형수처리설비(Ballast Water Management System·BWMS)란 선박평형수 내의 생물·병원균을 국제기준에 맞게 사멸하여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설비다.

국제해사기구(이하 IMO)는 선박평형수에 포함된 외래 해양생물의 국가 간 이동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를 방지하기 위해 2004년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2017년 9월 이후 건조하는 선박은 국제해사기구와 자국 정부의 형식승인을 취득한 BWMS을 의무 설치해야 하며, 2017년 이전 건조된 선박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BWMS을 선박에 설치해야 한다.

미국은 IMO의 협약과는 별개로 자국의 해양환경보호를 위해 미국 해안경비대로부터 승인을 받은 BWMS를 장착한 선박에 한해 미국 영해에서 평형수를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연방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형식승인은 미국해양경비대가 인증하는 독립시험기관(USCG IL)에서만 수행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2024년까지 BWMS을 설치해야 하는 선박은 약 6만4000여척으로, 이 중 2017년 이전 건조선은 약 5만여척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서 전 세계 선박평형수처리설비의 시장규모는 2024년까지만 산정해도 약 4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처리물질을 사용하는 BWMS가 형식승인서를 받기 위해서는 IMO의 형식승인(G9)을 받은 후, IMO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한국 정부형식승인(G8) 시험기관에서 시험을 받아야 한다.

KIOST는 2007년 우리나라 최초로 BWMS 형식승인 시험기관으로 지정되어 한국 정부형식승인(G8)을 위한 육상과 선상시험을 2012년까지 수행해왔다.

이어 해양수산부의 지원으로 육상시험설비를 구축하여 2013년부터는 우리나라의 독립시험기관으로 지정되었으며, 정부형식승인 시험기관들의 품질관리도 수행하는 등 국내 형식승인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이번 USCG IL 인증에서 KIOST는 육상시험설비와 육상·선상 시험 인력까지 갖춘 유일한 기관으로 인정받아,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의 형식승인 시험을 책임지는 독립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았다.

김웅서 원장은 "2024년까지 모든 국제선이 BWMS을 설치해야하기 때문에 국내 BWMS 업체들의 미국 형식승인시험이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병목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최고의 선박평형수처리설비와 시험능력을 갖추고 있는 KIOST가 향후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국내 업체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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