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임금 손실 줄이며 파업 효과는 전체 파업과 비슷
사측, 기존 입장 유지…노사분규 장기화 조짐

(좌) 르노삼성차 노조 투쟁 결의 공동 기자회견 (우) 지난 19일 부산지역 자동차 부품업체 긴급 간담회 / 사진=연합뉴스·부산시   

르노삼성차 노사분규가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후속 생산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로까지 어려움이 전가돼 자동차 업황 및 부산지역 경제상황에 영향을 주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예정대로 20일부터 22일까지 지명파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명파업은 작업 공정별로 돌아가며 노조가 지명한 근로자가 파업에 참가하는 방식을 말한다. 

노조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오전 근무조 조립부문 작업을 중단했다. 

조립부문 작업이 중단되자 전체 생산라인도 함께 멈췄고 이날 오후 3시까지 4시간동안 차량 출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노조 측은 이날 오후 근무조도 조립부문 파업에 들어가면서 이날 하루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는 8시간동안 생산라인이 멈추게 됐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 사측 관계자는 "지명파업은 노조가 근로자나 작업 공정을 지정해 파업하는 방식"이라면서 "자동차 생산라인 특성상 한 공정이 멈추면 나머지 공정도 정상적인 작업을 하지 못해 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 "노조가 지명파업에 돌입한 것은 파업 참여 노조원을 최소화해 임금손실을 줄이면서도 파업 효과는 전체 파업과 마찬가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지명파업을 계속할 경우 노사분규는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노조의 파업으로 부산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후속 생산물량 확보 여부가 불투명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부산 강서구 지사과학산업단지 이든텍 회의실에서 오거돈 부산시장과 부산지역 자동차 부품업체 11개사 관계자가 모여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부품업체 대표는 "르노삼성차 노사분규가 언제 끝날지 몰라 미래 생산물량에 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심리적 동요로 인한 어려움이 더 크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르노삼성차에서 생산하는 닛산 로그에 들어가는 부품 가운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주요 부품은 여전히 일본산을 사용하고 있다"며 "부산시가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것에서 끝내지 말고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 기업이 국산 부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르노삼성차 노사분규가 장기화 되면서 협력업체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며 "부산시 차원에서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 생산라인 / 사진=연합뉴스
르노삼성차 생산라인 / 사진=연합뉴스

르노삼성차 노조가 이번에 주3회에 걸쳐 지명파업을 벌이면 부산공장 가동률은 40%대로 떨어지게 된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가 작업 공정별로 지명파업에 들어가면 전체 근로자의 4분의 1 정도만 파업하지만 작업 공정상 피해는 전체 파업과 거의 같다"며 "지난 11일 부분파업에 이어 이번 3일간의 파업을 더하면 지금까지 누적 파업시간은 192시간에 달하고 회사 측 피해도 217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집중교섭 진행 당시 노사는 임금 인상 부분에는 일정 부분 합의점을 찾았으나 작업 전환배치 때 노조 합의를 얻어야 하는 안과 노동강도 완화를 위해 신규 직원을 200명 채용하는 안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작업 전환배치 요구는 회사의 인사권에 해당하는 것인데 이를 노조에 합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은 르노그룹 전체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합의 자체를 전면 거부했다. 

신규직원을 200명 채용하자는 노조의 요구 또한 사측은 공장 기계화로 작업환경이 개선돼 노동강도가 이전과 달라진 점을 주장하며 30명 추가채용 안으로 노조와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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