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신한금융이 돌연 토스뱅크 컨소시엄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과정에 적신호가 켜졌다.

21일 신한금융은 토스 측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방향, 사업모델 등에 상당 부분 입장차가 있어 토스뱅크 컨소시엄에서 빠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스 측은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지향점으로 스타트업 문화·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챌린저 뱅크를 내세웠지만 신한금융은 생활플랫폼의 분야별 대표 사업자들이 참여해 국민 모두가 쉽게 이용하는 포용성을 강조한 오픈뱅킹을 원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단순 재무적 투자자(FI)가 아닌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효 지분을 보유 은행 운영에 직접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지향점 등을 놓고 토스 측과 끝내 의견 조율을 이뤄내지 못했다.

이번 신한금융의 이탈로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주주 구성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관건이다. 신한금융의 자본력 등을 보고 전략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추가 이탈자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토스 입장에서는 신한금융이 빠진 빈 자리를 메꾸기 위해 신한 측이 당초 투자하기로 한 부분 만큼 자본금을 끌어와야 한다.

토스 측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라는 혁신적인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다른 컨소시엄 주주들과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초 토스와 신한금융은 지난 14∼15일께 컨소시엄 구성안을 발표하려고 했으나 논의가 길어지면서 아직도 공식적으로 주주 구성 명단을 발표하지 못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에는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 간편 회계서비스 '캐시노트'를 만든 한국신용데이터, 온라인 패션쇼핑몰 무신사, 전자상거래 솔루션 제공업체 카페24, 모바일 부동산 중개서비스 업체 직방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편으로는 신한금융이 토스뱅크 대주주의 자본력을 의심해 이번 컨소시엄에서 빠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인터넷은행 특례법은 인터넷은행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으로 정하고 있지만 적절히 은행을 운여하기 위해 통상 수년 내 자본금을 1조원 이상까지 조달해야 한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스타트업으로 최대 지분율(34%)을 유지하면서 자본금을 그 정도로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나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쉬움이 크지만 최종적으로 신한과 컨소시엄을 유지할 수 없겠다는 토스 측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혁신적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드는 것을 계속 지원하며 국내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신한금융의 이탈에 따라 토스 컨소시엄과 키움증권 컨소시엄이라는 2파전에서 키움증권 컨소시엄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할 전망이다.

당초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티켓을 2장 준비하고 있었고 두 컨소시엄이 시장에서 제기되는 '혁신성과 자금력' 난제를 돌파할 수 있다면 둘 모두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신한금융의 이탈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개수도 달라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키움증권 컨소시엄은 이번주 내로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키움증권 컨소시엄에는 KEB하나은행, SK텔레콤, 11번가 등이 참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