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현호색 동물임상 실시…음식섭취 등 문제 인지
식약처 해당 보고서 조사 착수, 임산부 부작용 사실여부 확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동화약품 까스활명수(오른쪽)의 주성분인 '현호색(왼쪽)'의 동물임상 보고서 분석에 착수에 들어갔다. 이에 까스활명수의 현호색 성분이 임산부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혹에 대한 사실여부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임신 ·수유부인데요. 까스활명수-큐를 복용해도 되나요?"

"임신·수유부의 까스활명수-큐 복용에 대한 부작용이 보고된 적은 없습니다."

위 내용은 동화약품 홈페이지에서 '까스활명수-큐' 제품을 임신·수유부가 복용해도 되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한 동화약품 측의 답변이다.

"부작용이 보고된 적 없다"고 답변한 동화약품. 하지만 동화약품은 자체 임상실험을 통해 까스활명수의 일부 성분이 임산부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문제를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동화약품은 쥐를 대상으로 까스활명수의 핵심 성분인 '현호색'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해당 임상은 국내 한 시험수탁기관(CRO)에서 실시됐다.

실험 결과, 현호색을 섭취한 쥐는 체중이 정상적으로 늘지 않고 사료를 제대로 섭취 못하는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

그러나 동화약품은 '보고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보고하지 않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식약처는 최근 해당 내용을 파악하고 동화약품으로부터 임상보고서 전문을 받아 분석에 들어갔다.

'까스활명수-큐' 핵심 성분 현호색…임산부 부작용 야기

'까스활명수-큐' 성분 함량(홈페이지 캡처)
'까스활명수-큐' 성분 함량(홈페이지 캡처)

'까스활명수-큐'의 함량을 살펴보면 △현호색(180mg) △육계(30mg) △정향(12mg) △건강(12mg) △육두구(6mg) △창출(3mg) △아선약(100mg) △진피(250mg) △후박(50mg) △L-멘톨(16mg) △고추틴크(0.06mL) 등으로, 현호색은 주성분 중 하나다.

현호색이란 혈이 뭉친 것을 풀어주는 효능을 갖고 있어 한방에서 주로 진통제 재료로 사용된다. 다만 임산부에게는 유산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한 약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07년 경의대 한의학대학이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약처)에 제출한 ‘취약군의 한약제제 적정사용 정보 가이드라인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현호색은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을 감소시켜 임신유지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언급돼 있다. 황체호르몬은 수정란 착상과 임신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임산부 경고' 없이 판매 중…동화약품 "문제 없다" 주장

이에 '까스활명수-큐'는 지난 2011년 보건복지부로부터 편의점 판매 허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자 동화약품은 현호색 성분을 뺀 의약품으로 '까스활'을 출시하고 편의점에 공급하고 있다.

일반 약국에서는 '까스활명수-큐'가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경고문이 별도로 적혀있지 않다는 점이다. 때문에 약사로부터 복약지도를 받아야 임산부들이 문제를 인지할 수 있는데, 일반의약품의 경우 약사는 복약지도료를 받지 않아 과연 지도가 제대로 이뤄질 지 의문이다. 약사에게만 책임을 맡기게 되는 셈이다.

해당 논란에 동화약품 측은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동화약품은 25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동화약품 활명수는 지난 122년 간 임신부로부터 보고된 이상 사례는 없었다"며 "그럼에도 현호색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 동화약품은 배태자 발생독성 동물실험을 실시해 현호색 추출물의 독성 여부를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쥐를 대상으로 임신 모체에 대해서는 사람으로 환산하면 1일 745병, 배태자에 대해서는 1일 2981병까지 복용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호색의 임신부 복용 위험성에 대한 소수의 논문이나 보고자료가 있으나 이를 그대로 활명수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