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할인 이벤트로 매년 부채 급등, 해결책은 '미비'
김학송 前 사장, 채용비리로 '유죄' 선고…올해 채용은?

한국도로공사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도로공사 홈페이지 메인 화면.
한국도로공사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채용비리부터 재무상태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한국도로공사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50주년의 기쁨을 맛보기도 잠시, 올 초부터 김학송 전 사장이 채용비리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어 3월에는 도로공사의 재무상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도로공사 곳간, 부채만 쌓였다"…2022년 34조원 예상

한국도로공사의 재무상태에 대한 위기론은 사실 오래 전부터 나왔던 얘기다. 도로공사가 각종 할인 이벤트로 손실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시)에게 도로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가 지금까지 다양한 이벤트로 할인해준 금액이 1조 906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송석준 의원실)
(자료-송석준 의원실)

도로공사는 그 동안 경차할인·출퇴근할인·올림픽 기간 할인·명절 할인 등의 이벤트를 실시해왔다. 그 중 1996년 6월부터 도입된 경차할인제도(50%)로 총 1조1169억원이 할인돼, 할인제도 중 가장 금액이 많았다.

또 2001년 1월부터 출퇴근 할인(20%·50%)으로 5864억원, 2017년 10월부터 명절에 100% 할인으로 1905억원, 2018년 2월과 3월 올림픽 기간에 10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 95억원을 할인했다. 

문제는 지난해 말 기준, 28조 1129억원에 달하는 도로공사의 부채가 2022년에는 34조 7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기획재정부, 2018~2022년 공공기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도로공사의 부채는 해를 거듭할수록 쌓이고 있다. 2013년 25조 8617억원이었던 부채가 2016년 27조 5125억원으로 치솟으며 27조원대를 기록했다. 이후 2018년에는 28조1129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통행료 면제나 할인은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유로도로법 시행령(제8조)를 개정해 실시하지만 통행료 할인분은 도로공사에게 보조해준 적이 없기 때문에 할인제도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도로공사의 부채로 넘어가게 된 셈이다.

내부 잡음도 잇따라…채용비리·성추문까지

한국도로공사는 취준생들에게 '신의 직장'이라고 불린다. 현재 2019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채용비리부터 성추문 논란이 불거지면서 각종 언론으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아왔다.

특히 올해 2월에는 김학송 전 사장이 유죄까지 선고받았다. 김 전 사장이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근무하던 2016년 4월, 본부장급 간부 최모 씨에게 자신의 조카를 산하 기관에 채용할 수 있도록 지시한 것이다.

이에 김학송 사장은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모 씨와 도로교통연구원 인사담당자 심모 씨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 징역 8개월 선고가 내려졌고 2년간 형이 유예됐다.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 인사말.(사진-홈페이지 캡처)

뿐만 아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을 촬영할 목적으로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강급 처분을 받은 직원도 있다. 또 근무시간 중 개인용 노트북으로 성인용 동영상을 시청한 직원도 있어 논란이 된 바 있다.

50주년을 맞아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한국도로공사. 이 기회에 올해 지난 50년간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재정뿐 아니라 내실까지 재정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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