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저뱅크' 컨셉 토스뱅크,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로 중신용자·소상공인 대상
"자본력·금융주력자 지위 문제 없어…초대 은행장은 외부서 영입"

"자본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으면 시작도 안했을 것"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설립에 나선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28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본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으면 시작도 안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설립에 나선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28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자신감을 보였다. 

당초 신한금융이 '토스뱅크' 설립 컨소시엄에서 이탈하면서 자본금 확충에 우려를 낳았으나 이후 한화투자증권이 새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인터넷은행 설립에 탄력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이미 고객 1200만명을 확보한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와 협업사들이 갖춘 데이터를 통해 만들 정교한 신용평가 모델로 중신용자·소상공인에 특화한 국내 최초의 챌린저뱅크를 만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금융당국의 인터넷은행 설립 예비인가 신청일 양일 중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 비바리퍼블리카·한화투자증권 등 국내 주주사와 해외 벤처캐피탈(VC)들로 주주를 구성해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설명했다. 앞서 컨소시엄을 함께 구성해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려 했던 신한금융·현대해상 등 대형 금융사들이 이탈하면서 토스뱅크의 자본력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됐다.

이런 우려에 토스 컨소시엄측은 대형금융사의 이탈 이후 해외VC의 투자를 신속히 유치했다.

이 대표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고 밝히며 지난해 1350억원 정도의 투자를 유치해 초기 자금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VC들이 현재 국내에서 토스 간편송금의 합법성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설립 이후 실제 은행을 운영하기 위해 1조에서 2조원 가량의 자본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도 컨소시엄에 참여했다며 큰 신뢰를 표현했다.

이 대표는 "해외 투자사들은 토스뱅크의 향후 최대 2조원까지 자본력 확충 과정에서 증자할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들어왔고, (투자 결정은)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증자를 하겠다는 확실한 뜻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며 "이 주주들의 투자 여력이 충분하고 토스의 자본으로도 사업 진행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토스는 올해에도 자본 유치 계획을 갖고 있다"며 "자본증자에 자신감이 없었으면 애초에 시작도 안했을 거다. 시장에서 많은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전세계 투자 시장에서 토스의 위상·저력을 봤을 때 앞으로 자본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토스뱅크는 금융소외계층에 집중한 특화 전문은행인 '챌린저뱅크'로 컨셉을 잡았다. 이 대표는 현재 시중은행과 기존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내놓고 있으나, 신용평가 데이터 활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토스는 고객의 모든 금융 관련 데이터를 볼 수 있어 현재 간편송금으로 시작해 각종 조회서비스, 금융상품 중개, 적금·대출 등 은행 서비스, 펀드 등 투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폭넓은 데이터를 자산으로 정교한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어 고금리 개인 신용대출로 내몰리는 중신용자·자영업자를 끌어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협업사인 '배달의 민족'을 통해 알 수 있는 자영업자의 원가·매출 등 데이터와 토스에서 서비스를 기초 자료로 삼아서 정확한 신용평가로 개인 사업자 대출을 내줄 수 있다"며 "토스 측은 중신용·자영업자 고객을 최대 1800만명 끌어들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토스뱅크가 추구하고 있는 사업 모델인 챌린저뱅크가 개인정보 보안, 중신용·자영업자들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근에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대표는 "현재 토스의 신규 고객 중 절반 이상이 40대 이상일 정도로 전 연령대에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어서 지점이 없어도 충분히 금융 소외계층에게 필요한 특화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개인 데이터 이용 역시 고객의 동의를 전제로 한다. 토스는 시작 때부터 의무가 아닌데도 최고 수준의 보안 인증을 따고 국내 최대의 보안 관련 투자·인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보안은 핀테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앞으로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책임을 충분히 지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가 현재 한국 금융시장에 꼭 필요한 정답지"라면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같은 또 하나의 1세대 인터넷은행 아닌 2세대 인터넷은행이자 국내 최초 챌린지뱅크로서 자리매김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주 타깃으로 삼은 신파일러(Thin-filer:금융 이력이나 신용이 부족한 사람) 맞춤형 서비스는 최대 차별화 포인트이고, 기존 토스 고객 등 일반 고객에게 필요한 뱅킹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토스와 토스뱅크의 경영은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고 조직 구조 등도 모두 다르다며 인가 이후의 계획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 대표는 "초대 은행장은 제가 아닌 외부에서 영입할 것"이라며 "토스가 토스뱅크와 주요 관계사이긴 하지만 중립적 위치에서 토스뱅크와 다른 파트너 금융사들을 냉정히 비교·평가하고, 토스뱅크가 경쟁력있는 상품을 제시하지 못하면 파트너사의 상품을 (토스가) 우선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가 경쟁 후보자인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대해선 "인터넷은행을 통해 금융시장에 새로운 혁신을 공급한다는 기본 취지에 모두 같은 뜻을 가졌지,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각자가 구현하려는 미션이 있는 것이니까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잠재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는 서비스를 만드느냐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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