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19.1% 떨어졌지만 배당성향은 전년 대비 5%p 높아
이 배당금은 모두 영국계 스탠다트차타드NEA로

SC제일은행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9.1% 하락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실적은 20% 가까이 떨어졌지만 50%가 넘어가는 배당성향으로 현금 배당을 결의해 또다시 국부유출 논란 속, 비난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간 SC제일은행은 해외로의 고액 배당문제로 여론의 숱한 뭇매를 맞아 왔으며 정계에서도 관련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으나 SC제일은행은 또다시 해외로의 고액 배당을 꿋꿋히 결정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SC제일은행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공시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017년 대비 19.1% 하락한 2214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의 절반이 넘어가는 1120억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이 무려 50.59%에 달한다. 배당성향이란 당기순익 대비 현금배당의 비중을 나타내는 것으로 배당성향이 50.59%라는 것은 한해동안 벌어들인 순이익 중 절반이 넘는 돈을 현금으로 배당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돈이 모두 해외로 유출된다는 점이다.

SC제일은행은 영국계 은행인 스탠다트차타드NEA(Standard Chartered NEA Limited)의 자회사다. 스탠다트차타드NEA는 SC제일은행의 지분 전부를 가지고 있어 스탠다트차타드NEA가 배당금1120억원을 모두 챙겨간다.

그간 정계에서도 SC제일은행의 과도한 해외 배당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도 성남시 분당을)은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 배당금"이라고 꼬집었다.

또 "문제는 이들 은행이 국내에서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면서 추가 투자나 사회적 책임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고금리로 예대마진을 올리면서 그 이자 이익의 혜택이 결국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어왔다.

SC제일은행의 고배당은 이번뿐만 아니다. 지난 2017년에는 당기순익 2769억에 125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45.68%였다.

지난 2016년에도 당기순익 2235억원에 800억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35.46%에 달했다.

스탠다트차타드NEA가 SC제일은행의 지분 전부를 가지고 있는 만큼 배당 정책에 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SC제일은행 재무팀 관계자는 "은행의 이사회를 통해 정식 절차를 거쳐 배당안이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의 지분 관계로 인해 SC제일은행의 이사회가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는 아닌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며 "이사회는 다양한 경험과 자격을 갖춘 인사들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초고배당 정책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관계자는 "회사 홍보실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한해 동안 국내에서 서민 등을 상대로 고금리 장사를 통해 벌어들인 이익의 절반이 넘는 돈을 해외로 배당하는 이유를 묻기 위해 SC제일은행 홍보실에 여러차례 연락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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