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 실소유주 강씨, 세무서장 로비 통해 세무조사 무마 의혹
경찰 "수사 통해 사실관계 확인 예정"

'바지 사장'을 앞세워 매출을 누락 신고하고 직원의 급여를 부풀려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강남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 강 모씨가 강남세무서장 등 공무원과 유착한 정황이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클럽 '아레나'는 그룹 빅뱅의 멤버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성매매 알선 장소로도 지목된 바 있다. 승리는 지난 2015년 12월 투자업체 유리홀딩스 유인석(34) 대표 등이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아레나에 메인 자리를 마련하라. 지금 여자 부를 애가 누가 있지'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씨가 전직 강남세무서장 ㄱ씨를 통해 세무조사에 영향력을 미치려했으며 소방 당국과도 유착한 정황을 포착하고 ㄱ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아레나와 공무원 간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같은 의혹과 관련해 전 강남세무서장 ㄱ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 아레나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던 당시 강씨가 ㄱ씨를 통해 세무조사에 영향을 미치려 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강씨가 ㄱ씨를 통해 세무공무원들에게 금품을 건네 세무조사 무마를 시도하는 등 유착 사실이 있는지 파악할 방침이다.

30일 한 언론이 강씨가 세무조사에 대비해 ㄱ씨에게 현금 2억원을 전달했다는 관련자 진술이 나왔다고 보도한 데 대해 경찰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경찰은 "이같은 정황을 추정하게 하는 제3자 진술이 확인됐으나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어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은 "참고인 가운데 한 명으로부터 아레나 측 관계자와 소방서 직원의 유착이 의심된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아직 금품수수에 관한 구체적인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행 경비를 지급함으로써 강남구청 공무원을 로비 창구로 활용하려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26일 경찰은 아레나 실소유주 강씨와 명의상 사장 임모씨를 구속하고 이들의 탈세와 공무원 유착 의혹 등을 수사해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아레나를 운영하며 현금거래를 주로 하면서 매출을 축소하고 종업원 급여를 부풀려 신고하는 등 수법으로 2014∼2017년 세금 162억원을 내지 않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를 받는다.

최근 경찰이 확보한 아레나 장부에서 구청과 소방 공무원에게 수백만원을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기록도 나오면서 또한 경찰은 강씨가 공무원 등과 유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향후 국세청과 공조를 통해 강씨 소유 유흥업소들의 탈세 의혹을 수사하고, 관련자 조사 등으로 공무원 유착 의혹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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